[화물연대 파업] 운송거부율 15.5%… 물류대란 없었지만 곳곳서 긴장감

입력 2012-06-25 22:2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25일 오전 7시를 기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다소 화물운송에 차질이 발생했지만 물류대란은 나타나지 않았다. 방화와 운송방해 등 큰 불상사도 없었다.

화물연대 부산지부 조합원 2000여명 가운데 500여명은 부산 송정동 부산신항 삼거리에서 제2차 총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출정식 직후 박원호(50) 지부장이 부산신항국제터미널(PNIT)에 있는 높이 50m 선박안내용 조명철탑 중간지점에 올라가 철야 고공농성을 벌였다. 박 지부장은 “국토해양부와의 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 북항과 부산 신항 부두 입구 도로변에는 ‘6·25 총파업, 움직이면 공공의 적’ 등 플래카드가 곳곳에 내걸려 화물차 운전자들의 운송 거부 동참을 촉구했다. 인천항·평택항의 경우 화물 운송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경인ICD)도 컨테이너 화물차 운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의왕 기지에서는 출정식 직전 이봉주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장이 농성장 근처에 있는 CCTV 철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였다. 조합원들은 철탑 아래에 모여 구호를 외치는 한편 지나가는 파업 미참여 차량에 계란을 던졌다.

화물연대 대구·경북지부(대구 2개·경북 4개 지회) 910명과 포항지부(5개 지회) 800명 등 1710명은 이날 지부 또는 지회별로 파업을 진행했다. 경찰은 포항 신항, 포스코, 현대제철 출하장 등에서의 출하 방해에 대비하고 긴급 화물 운송시 순찰차를 동원해 보호하도록 조치했다.

국토해양부 산하 중앙수송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주요 거점별 운송거부율은 15.5%에 달했다고 밝혔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부산항, 인천항 등 전국 13개 주요 물류거점은 평상시 운행차량이 1만105대”라며 “오후 6시 현재 운행차량이 8535대로 84.5%의 운행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는 2008년 6월 화물연대 파업 1일차 당시 전국적인 운송거부율(18.3%)보다 낮은 수치다.

이처럼 파업 첫날 물류 차질은 크지 빚어지지 않았지만, 산업계에선 향후 파업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이 나오지 않으면 운송거부율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과천청사에서 국토부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법무부, 노동부, 지식경제부 등 5개 부처 합동으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에 따른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권도엽 국토부 장관은 화물연대의 집단운송거부에 대해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조기에 종결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운송방해 등 불법행위를 자행할 경우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즉각 구속하는 등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부산 신항 A컨테이너터미널의 경우 이날 트레일러 차량으로 반출입된 컨테이너 화물은 130여개에 그쳤다. 평소 반출입량(500여개)에 비해 70%나 줄었다. 신항은 터미널별로 반출입량이 30∼50%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한장희 기자,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