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 당대표 선거 신-구당권파 당권 잡기 난타전
입력 2012-06-25 19:22
통합진보당이 25일부터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당직선거에 돌입하면서 신·구 당권파가 사활을 건 경쟁을 시작했다. 양측은 비례대표 경선부정 의혹, 당 쇄신 방안 등을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강병기 전 경남 정무부지사는 MBC 라디오에 나란히 출연해 날 선 공방을 벌였다. 강 위원장은 구당권파를 두고 “처절한 반성과 성찰을 해야 하는데 반성이 없다”며 “(강 전 부지사가) 그들의 오만함을 비호하고 함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석기, 김재연 의원은 비례대표 경선부정 1차 진상조사 결과만 갖고도 책임을 졌어야 했는데 2차 진상조사까지 연결시키며 당원과 국민을 경악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구당권파의 지원을 받고 있는 강 전 부지사는 “소위 신당권파가 구당권파를 힘으로 제압하거나 내치는 방향으로 일을 풀어왔기 때문에 이 지경이 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비례대표 경선부정 2차 진상조사 결과에 따른 이, 김 의원의 출당·제명 가능성에 대해선 “그것까지 포함된 조치가 불가피하다”며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신·구 당권파는 2차 진상조사보고서 내용이 일부 유출된 것을 놓고도 진흙탕싸움을 벌였다. 2차 보고서에 “비례대표 경선에서 구당권파뿐 아니라 다른 계파에서도 동일 IP(인터넷 주소) 중복 투표가 있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보도되자 구당권파는 흥분했다. 오병윤, 이상규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2차 보고서에서) 대리투표 등 부정 의혹이 강하게 제기된 것은 참여당 진영의 건설회사 사무실”이라며 “1차 보고서는 ‘제2의 유서대필 사건’이고 도둑이 매를 든 허위날조 보고서”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강 위원장 측 박승흡 대변인은 “공식 발표 전에 현역 의원을 내세워 반박회견을 한 것은 당의 질서를 허무는 일”이라며 “더 큰 부실·부정을 가리려는 물타기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비난했다. 양측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초박빙인 당직선거 판세가 2차 보고서에 따라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2차 보고서는 26일 전국운영위에서 채택 여부가 결정된다.
이런 가운데 유시민 전 공동대표는 CBS 라디오에 나와 “(대표 경선 결과에 따라) 야권연대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게 될 수도 있다. 구당권파는 자신들의 행위가 이런 상황을 만들어나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 좋겠다”며 압박했다. 선거는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 중앙위원 등을 선출한다. 투표는 인터넷, 현장투표, ARS 모바일 방식으로 30일까지 실시된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