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62주년 “늦었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MB, 중남미 유일 참전국 콜롬비아 방문

입력 2012-06-24 22:07

이명박 대통령이 6·25전쟁 62주년을 하루 앞둔 24일(현지시간 23일) 중남미 유일 참전국인 콜롬비아를 국빈방문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처음이다. 이로써 우리나라 대통령은 휴전 59년 만에 6·25전쟁 16개 참전국 중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15개국 방문을 마무리했다.

이 대통령은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 숙소호텔에서 참전용사와 가족 등 200여명을 초청해 만찬 간담회를 갖고 “이름도 잘 알지 못했던 동양의 가난한 나라에서 여러분이 생명을 바쳐 싸워줬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이어 “한반도는 아직 정전상태이고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 체제”라면서 “우리는 (북한의) 어떤 도발도 용서치 않을 것이며, 우리 목표는 한반도가 빨리 평화를 이루고 (남북이 서로) 협력하면서 통일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6·25 메시지’인 셈이다.

이 대통령 발언이 끝나자 52년 16세 소년병으로 참전했던 에르난도 고메스(77) 참전사병회장은 “전쟁의 폐허에서 지금의 기적을 이루는 과정에 내가 기여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감격해했다. ‘금성전투’와 ‘180도산 전투’에 참전했다는 고메스 회장은 “슬프고 어려웠지만 결코 나쁜 기억은 아니다”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대대장으로 참전했다 국방장관까지 오른 알베르토 루이스 노보아(95) 참전장교회장도 “그때 희생이 헛되지 않았다”고 감회에 젖었다. 아홉 살 소녀 마리아 리바스양은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대신해 이 자리에 나올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82회 생일을 맞은 카를로스 푸리뇨씨에게 케이크를 선물했고, 푸리뇨씨는 대통령을 포옹했다. 2시간22분간의 공식 행사가 끝난 뒤에도 콜롬비아 참전용사들은 기념촬영을 하며 반세기를 훌쩍 넘긴 뒤에야 자신들을 찾은 한국의 대통령을 반겼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재임기간 방문한 참전국은 13개국”이라며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피 흘린 우방에 대한 마땅한 예의”라고 말했다. 콜롬비아는 군인 5300여명과 2000t급 프리깃함 1척을 파병했으며 213명이 전사하고 567명이 부상했다.

보고타(콜롬비아)=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