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 주변국 확산 긴장

입력 2012-06-24 22:06

시리아 영공에서 터키 전투기가 격추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국은 물론 국제사회를 극도의 긴장으로 몰아넣고 있다. 터키 정부는 어떤 식으로든 대응할 것임을 밝혀 전투기 격추 사건이 일촉즉발의 위기를 몰고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터키 정부가 이 사건과 관련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차원의 공식 논의 요청에 따라 오는 26일 열리는 회담이 주목된다.

릐시리아, 터키 전투기 격추…긴장하는 주변국들=지중해의 시리아 영해상에서 비행하던 터키 전투기 F-4 펜텀이 22일(현지시간) 격추돼 조종사 2명이 실종됐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시리아군은 “미상의 비행체가 발견돼 라타키아 해안에서 10㎞ 정도 떨어진 상공에서 격추시켰다”고 밝혔다. 양국 해군은 24일 수심 1000여m 아래에서 전투기 잔해를 발견했으나 실종된 조종사들은 찾지 못했다.

터키 정부는 비무장 상태의 전투기가 실수로 시리아 영공으로 들어갔다 바로 나왔으나 격추됐다며 어떤 식으로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외무장관은 24일 국영방송 TRT에 출연해 “나토 규정 제4조에 따라 오는 화요일 공식 논의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전투기에는 터키 소속임을 알리는 표시가 뚜렷하게 돼 있었고 (시리아군이) 경고 없이 격추시켰다”며 “격추된 전투기가 터키 소속임을 알지 못했다는 시리아의 주장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나토의 오아나 룬게스쿠 대변인은 “터키의 요청에 따라 26일 북대서양위원회(NAC)가 열린다. 터키가 격추 사건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접국은 물론 국제사회는 이번 사안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호시야르 제바리 이라크 외무장관은 23일 바그다드에서 스웨덴, 불가리아, 폴란드 외무장관과 시리아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위기 사태가 인접국으로 확산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3국 장관은 유럽연합(EU)의 위임을 받아 시리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이라크를 방문했다. 시리아와 동맹관계인 이란의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외무장관도 시리아와 터키 양국의 자제와 진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논평을 통해 “터키와 시리아 정부가 자제심을 갖고 외교적 채널을 통해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릐사우디, 시리아 반군에 임금 지급 준비=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압박하고 정부군의 이탈을 유도하기 위해 반군인 자유시리아군에 대한 임금 지급을 준비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22일 보도했다.

가디언은 지난달 중순 아랍 국가들이 제안한 반군에 대한 임금 지급 방안을 사우디아라비아가 수용했다면서 이미 이 문제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아랍 국가 사이에서 논의된 상태라고 전했다.

시리아 공군 대령이 지난 21일 전투기를 몰고 요르단으로 망명한 데 이어 시리아 정부군 소속 장교 4명이 추가 탈출하는 등 시리아 정부군의 이탈은 확산되고 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