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리’ 中 눈치보나… ‘톈안먼’ ‘티벳’ 등 민감한 질문엔 답변 안해

입력 2012-06-24 18:54

‘아이폰으로 천안문을 입에 담지 말라?’ 애플의 새로운 운영체제 ‘iOS 6 베타 버전’이 이달 초부터 지능형 음성 인식 서비스 ‘시리(Siri)’의 중국어 서비스를 시작한 가운데 시리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현재 중국 인터넷에는 현지 아이폰 사용자들의 시리 서비스 체험담이 이어지고 있는데,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단어가 포함되면 ‘내용을 찾을 수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된다는 테스트 결과가 주를 이루고 있다.

자신의 아이디를 ‘IaCp77Z7’이라고 밝힌 이용자는 “시리 서비스로 ‘톈안먼 사건(天安門事件)’을 검색하자 ‘톈안먼에 대한 내용을 찾을 수 없다(我沒發現關干‘天安門’的預約)’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이어 “1989년 6월 4일(톈안먼 사태 발생일)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질문하자 시리는 ‘죄송하다. 당신의 주소록에는 요청한 내용과 관련된 사람이 없다’고 답변했다”는 경험담을 자신의 트위터에 검색화면 사진과 함께 올렸다.

시리가 답변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애플도 구글처럼 중국 공산당의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에 시리로 하여금 민감한 질문에 대해 자기검열을 하도록 조치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반면 시리가 민감한 단어가 차단돼 있는 중국 내 인터넷을 검색해야 하므로 이런 엉뚱한 답변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