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 당직선거 앞두고 또 유령당원 논란
입력 2012-06-24 21:54
통합진보당 신·구 당권파 갈등이 당 대표 등을 선출하는 전국 동시 당직선거를 앞두고 다시 불붙고 있다. 물밑 신경전이 ‘유령당원’ 의혹, 고(故) 박영재 당원 장례식 등을 계기로 표면화되면서 비례대표 경선부정 2차 보고서 채택도 연기됐다.
통합진보당은 24일 예정됐던 ‘비례대표 경선 부실·부정사태에 대한 2차 진상조사 보고서’ 채택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직선거가 시작되는 25일로 잡혀 있던 진상조사 결과 발표도 일러야 27일에나 가능하게 됐다. 2차 진상조사는 구당권파인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1차 진상조사 보고서를 문제 삼자 다시 실시한 것이다.
통합진보당 측은 연기 이유에 대해 “보고서를 좀 더 면밀히 검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령당원 논란 등 당내 갈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은 경기도당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비례대표 부정경선 논란 때와 유사한 ‘유령당원’ 논란으로 들끓고 있다. 선거에 출마한 신당권파 송재영 후보가 지난 22일 당원명부를 검토한 결과 경기도 성남의 한 중국집에만 당원 61명이 주소를 두고 있는 등 부정선거 의혹이 있다고 폭로한 것이다.
이에 대해 구당권파 측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미희 의원은 “송재영 당원이 폭로한 곳은 1층이 중국집이고, 2층에 재개발 세입자 협의회 사무실이 있는 곳”이라며 “많은 세입자 분들이 당에 가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기도당 선관위는 ‘동일 주소 집단주거 선거인단 문제 제기에 대한 조사결과’ 자료를 통해 “현재 제정된 당규에 의해 편제를 완료했거나 편제 신청 중인 사안”이라며 “현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날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가 참석한 박영재씨 영결식에서도 미묘한 갈등이 노출됐다. 구당권파인 이정희 전 공동대표는 조사에서 “축출과 분열로 어떻게 통합을 완성할 수 있겠느냐”며 신당권파를 겨냥했다. 그는 “당의 정체성을 지키고 통합을 완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구당권파 결집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씨는 지난달 14일 당 혁신 비대위 결정에 항의하며 분신해 22일 사망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