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전시-전통 가구와 현대 사진의 만남 ‘WHERE I AM’] 현대 사진과 조선시대 고미술품이 만났다
입력 2012-06-24 17:52
조선시대 반닫이와 현대미술의 만남. 서울 재동 북촌에 있는 나무모던&컨템포러리에 가면 사진작가 윤현선의 작품과 전통 가구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윤 작가의 사진은 오이나 감자 등 채소를 바탕에 깔고, 그 위에 현대 도시인 삶의 편린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작가의 사진이 벽에 걸려 있고, 그 주변에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조선시대 반닫이가 놓여 있다.
반닫이는 옷가지나 물건 등을 담는 궤로서 상단의 반쪽을 여닫을 수 있는 가구다. 넓은 목 판재와 무쇠장식이 어우러져 중후하고 소박한 멋을 내는 데는 이만한 것이 없다. 윤 작가의 사진이 다큐멘터리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감정과 일련의 사건들을 기록하는 것이라면, 고졸한 멋과 품격을 자랑하는 반닫이는 오랜 세월의 산물이다.
현대를 기록하는 사진과 과거를 기록한 고미술품의 접목이랄까. ‘WHERE I AM’이라는 타이틀로 두 기록물을 선보이는 전시(사진)가 7월 28일까지 열린다. 북촌의 전통과 모던한 건물이 조화를 이루는 갤러리 공간에 잘 어울리는 전시다. 건물 외벽에 설치된 특수유리 슬라이드를 통해 윤 작가의 작업과정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 동영상을 매일 오후 7시에 볼 수 있다(02-745-2207).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