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고혜련]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입력 2012-06-24 18:31
올해 6월은 잔인하고 잔인하다. 나라 위해 목숨 바친 이들을 기리는 6월, 금배지를 달고 웃으며 대한민국의 국회를 드나드는 ‘붉은 무리’들을 보는 건 참을 수 없는 수모요 고문이다. 우리가 이러할진대 아들을 내준 어머니, 홀로 남겨진 아내와 자식들의 가슴에는 피눈물이 흐를 것이다. 국립묘지에, 그리고 아직도 이름 모를 산야에 홀로 잠든 영령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내게는 어머니, 아버지 귀여운 동생들도 있었노라/어여삐 사랑하는 소녀도 있었노라/내 청춘은 봉오리지어 가까운 내 사람들과 함께 /이 땅에 피어 살고 싶었었나니/…나는 그래서 더 용감히 싸웠노라, 그러다가 죽었노라/…바람이여! 저 이름모를 새들이여!/…고생하는 내 나라의 동포를 만나거든 부디 일러다오/나를 위해 울지 말고 조국을 위해 울어달라고/…조국이여! 동포여! 내 사랑하는 소녀여! 나는 그대들의 행복을 위해 간다. 내가 못 이룬 소원, 물리치지 못한 원수, 나를 위해 내 청춘을 위해 물리쳐 다오”(모윤숙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일부)
시인의 가슴을 통해, 우리는 이렇게 전쟁터에서 장렬히 산화한 그들의 절규를 듣는다. 이 참담한 소리가 귓전을 맴도는데 어찌 우리가 이리도 천치 같은 우리 자신을 용서하리.
우리는 참회한다. 거의 모든 날들 그대들을 잊고 지냈노라고, 진보의 탈을 쓰고 지하를 벗어나 버젓이 백주대로를 활보하는 파렴치한 도적의 무리들을 무지몽매한 탓에 대한민국의 심장인 국회에까지 세웠다고. 그러나 당신들이 물리치길 원했던 ‘원수’들을 당장은 내칠 수 없어 무능력하다고.
영령들은 답할 것이다. “조국이여, 우리는 기다릴 것이다. 우리가 흘린 피 위에 세워진 자유민주국가를 위해 이 또한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물리쳐 주도록 인내할 것이다.”
그렇다. 이 땅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 죽어간 조국과 우방의 고귀한 생명들,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는 가슴에 인공기를 걸어둔 무리들을 민주의 방법으로 솎아낼 수밖에 없다. 그들이 발붙일 수 없도록 온 국민이 심판자요 조국 수호자가 될 기회를 매번 놓치지 말아야 한다. 지구상의 가장 비루하고 포악한 북쪽의 집단을 추종하는 붉은 폭도들이 스스로 드러낸 갖가지 광태(狂態)들. 하늘도 대한민국을 돕고 있다.
자유 대한의 달콤한 결실은 즐기면서도 자신과 제 조직의 유익을 위해 국가를 위험에 빠뜨리고 ‘진보 지식인’이란 착각으로 그들에 동조했던 이들이 미혹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매일 위급한 경보음을 크게 울려야 한다. 부끄럼 없는 언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폭도들의 천인공노할 언행을 ‘칼보다 강한 언론의 힘’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낱낱이 파헤쳐 사법부와 국민들이 제대로 심판하게 해야 한다.
고혜련 제이커뮤니케이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