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승리 감동, 세계에 선물하다… 사지 잃은 佛 40대 홍해 수영횡단 성공 후 “하나님께 감사”

입력 2012-06-22 19:08

“브라보! 브라보!”

이른 아침 이집트 타바에서 출발한 필립 크루아종(44)이 5시간20분 만에 일행과 함께 요르단 아카바 해안에 모습을 드러내자 프랑스 대사관 직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고 40여종이나 되는 상어 떼가 우글거리는 6월의 홍해였다. 크루아종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대륙을 잇는 이 험한 바다를 의족과 오리발에만 의지해 횡단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는 “하나님께 감사한다”면서 “우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어떠한 차이도 없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감격해했다.

사고로 팔다리를 모두 잃은 프랑스 남성이 홍해를 헤엄쳐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AFP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루아종은 “15∼20㎞를 헤엄친 것 같다”면서 “태양이 너무 뜨거워 완전히 그을렸지만 바다는 고요했고 멋졌다”고 당당히 소감을 밝혔다. 이번 횡단에는 군에서 복무하다 다리를 잃은 요르단 전직 군인 2명과 프랑스 수영 챔피언 출신인 아르노 샤스리도 동행했다. 요르단 선박 4척이 이들을 호위했다.

크루아종은 1994년 지붕 위 TV 안테나를 제거하려다 고압전기에 감전돼 팔다리를 모두 잃었다. 하지만 좌절보다는 도전정신이 그의 신념이 됐다. 그는 전 세계 장애인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2010년 각 대륙을 잇는 5개 해협을 수영으로 횡단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평화와 연대를 향한 대장정을 구체화했다.

2010년 9월 영국과 프랑스 사이 도버 해협을 13시간 만에 횡단했다. 지난달 17일에는 파푸아뉴기니와 인도네시아 사이 우퉁 해협을 수영으로 건너 인간승리의 감동을 안겨줬다.

그는 다음 달 유럽과 아프리카 대륙 사이의 지브롤터 해협을 횡단할 계획이다. 이어 8월에는 날짜 변경선이 지나는 곳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경계를 이루는 베링 해협의 다이오미드 제도를 횡단할 것이라고 AFP는 전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