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1기 할아버지 근무했던 부대에 손자가 근무 중
입력 2012-06-22 19:08
한 집안에 해병대 1기인 할아버지와 1149기인 손자가 탄생해 화제다. 더구나 할아버지가 60여년 전 근무했던 부대에 손자가 근무하고 있다.
해병대 청룡부대는 해병 1기 박재원(86) 할아버지가 근무했던 경기도 김포의 부대 예하 1연대 3대대(해병대 2916부대)에 손자 박준휘(21) 일병이 근무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런 사실은 이 부대가 6·25전쟁 때 참전했던 해병대원의 인적사항을 최근 파악하고 그 가족의 해병대 근무 여부를 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박 일병은 “할아버지가 6·25전쟁 당시 무적해병의 전통을 세운 강원도 양구 ‘도솔산 지구 전투’에 참전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지만 같은 부대인 줄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박 일병은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다.
박 할아버지는 “해병대를 택한 손자가 무척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군 생활을 열심히 하고 해병의 명예를 더욱 높일 것”을 당부했다. 박 일병도 “해병대 출신인 할아버지를 어려서부터 존경했다”면서 “해병 1기의 손자라는 자부심을 빨간 명찰에 박아 빛나는 전통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박 할아버지는 1949년 23세에 해군 13기로 군에 입대한 뒤 해병대 창설 소식을 듣고 해병대에 지원했다. 이후 6·25전쟁이 발발하자 곧바로 전장에 투입돼 무적해병의 전통을 세운 도솔산 전투 승리에 공을 세웠다. 6·25전쟁의 3대 상륙작전 중 하나인 원산 상륙작전에도 참가하는 등 조국 수호에 목숨을 걸었다.
김포=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