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000만 시대] 덜 낳고 더 살고… ‘일할 사람’ 30년간 700만명 줄어든다

입력 2012-06-22 21:59


인구 5000만명 시대 진입 이후의 가장 큰 특징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수명 향상을 통한 인구 고령화로 요약된다. 선진 경제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의 해결이 필수 과제로 지적된다.

◇심각한 저출산과 늘어나는 기대수명=우리나라 여성이 평생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1983년 처음으로 현재 인구 유지에 필요한 대체출산율(2.1명) 이하로 내려간 뒤 2010년 1.23명까지 떨어졌다. 출산율 저하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확대에 따른 초혼 연령의 상승, 미혼율 증가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일본(1.42명), 독일(1.46명), 중국(1.56명), 러시아(1.53명) 등보다도 뒤처지는 바닥 수준이다.

반면 지난 30년 동안 기대수명(출생자가 출생 직후부터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 연수)은 남자는 1980년 61.8세에서 2010년 77.2세로, 여자는 70세에서 84.1세로 높아졌다. 10년마다 평균 5세씩 늘어난 셈이다. 기대수명의 향상은 의료기술의 발달과 건강에 대한 관심 고조로 14세 이하 유소년, 40∼64세 중년층의 사망 확률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은 2040년 남자의 기대수명이 83.4세, 여자는 88.2세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 고령화의 그늘…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노년부양비 상승=인구 고령화로 인구분포상 중간층의 연령(중위연령)은 1980년 21.8세에서 2010년 37.9세로 16세나 증가했다. 이는 2030년에는 48.5세, 2040년 52.6세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2040년 중위연령이 50세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52.6세), 독일(50세)뿐이다.

중위연령이 높아진다는 것은 생산가능인구의 축소를 의미한다.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는 2010년 3598만명에서 2016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 2040년에는 2887만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2010년을 100으로 봤을 때 80.2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국제적으로 일본(75.5), 독일(78.4)에 이어 세계 3번째로 낮은 수치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10년 545만명(인구의 11%)에서 2040년 1100만 명으로 늘어난다. 유소년 인구 100명당 고령인구를 뜻하는 노령화지수는 2010년 68.4명에서 2017년 104.1명으로 유소년보다 노인이 많아지고, 2040년에는 288.6명으로 노인 3명당 유소년 1명꼴이 된다.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고령인구 증가는 결국 노년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당 고령인구수) 증가로 이어진다.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노년부양비는 1980년 6.1명에서 2010년 15.2명으로 증가한 데 이어 2040년에는 57.2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1980년에는 100명이 일해 6명만 부양하면 됐지만 2040년에는 2명이 일해 1명의 노인을 모셔야 하는 셈이다. 선진국과 비교하면 한국의 노년부양비는 2010년 가장 낮은 수준이었지만 2020년 이후 급속히 증가해 2040년에는 일본(63.3명) 다음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은 장기적으로 인구 감소와 고령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 출산율 향상이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지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출산율이 2060년 현재 전망치인 1.42명에서 1.79명으로 높아지면 인구 5000만명 이하로 감소하는 시점이 2045년에서 2058년으로 13년 정도 늦춰진다. 또한 2060년 65세 이상 구성비율이 40.1%에서 35.8%로 낮아져 고령화 속도도 14년 정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