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디플레 공포] ‘안전자산’ 금·석유·철강값도 내리막… 불황 신호탄
입력 2012-06-22 22:20
유럽발 경제 위기가 전 세계 동반 침체로 이어질 조짐이다. 버팀목이 돼 왔던 중국은 물론 독일의 역할도 한계를 보이고 있다. 주가·환율 불안에 이어 안전자산으로 불리던 금 석유 철강 가격마저 떨어지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수요 감소와 불황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릐전 세계 동반 불황 오나=위기의 진앙지 유럽은 답답한 상황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2일 “독일 제조업의 경기 둔화가 예상된다”며 “그나마 유로존이 침체까지 빠져들지 않도록 버텨온 독일에서도 충격이 본격화되는 조짐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시장 분석기관 마르키트는 “(하반기에는) 독일도 결국 소폭이지만 마이너스 성장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동안 “연말이 다가오면 유로존 경제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했던 유럽중앙은행(ECB)도 이제는 “경기 하강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과 중국 경제도 하락세라고 영국 SICA자산운용의 제프리 시카 투자책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카는 “미국과 중국 경제가 둔화되고 유로 위기는 갈수록 깊어지는 상황”이라며 “심각한 디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공포감이 사람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니컬러스 에이자귀어 서반구국장도 “중국의 과잉 투자가 원자재 가격 폭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도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경고했다.
릐엇갈리는 해법=일단 유로존에 돈을 푸는 방안이 단기간에 위기에서 벗어날 해법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1일 유로존 위기 보고서에서 “유럽중앙은행(ECB)이 통상적이지 않은 조치를 (다시) 실시해야 한다”며 위기 국가의 국채를 사들이는 양적 완화 실행을 촉구했다. FT는 “ECB가 유로존 은행의 자금 공급 조건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신용평가기관의 등급에 따라 자금 공급을 차별화했던 원칙을 포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재정 적자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돈만 쥐어주고 있는 것이 유럽 문제의 핵심”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적자를 없애지 않으면 빚은 계속 늘어나는 것”이라며 “지금 손쉬운 방법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길게 보면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은 22일부터 룩셈부르크에서 재정·금융 위기 대책을 논의하고 있지만 금융거래세 도입 등 핵심 사안에 이견이 큰 상황이다.
미 달러화의 강세가 이어지는 것도 이 같은 불안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FT는 진단했다. FT는 “미국이 적극적인 양적 완화 정책(달러 가치 하락)을 펴지 못하는 것은 유로존이 먼저 돈을 풀고 있기 때문”이라며 “세계 경제 동반 침체로 이제는 미국뿐 아니라 일본 영국 ECB가 함께 공격적인 조치를 취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불안한 투자자들은 달러화만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