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경선 룰 전면전] 맘 굳히는 김문수… 대선 출마 포기도 시사

입력 2012-06-22 22:01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주장하는 김문수 경기지사는 대선 출마 포기까지 시사했다. 비박 주자들의 불참으로 새누리당 경선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김문수의 결단’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지사는 22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경선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본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완전국민경선제를 받아들이고 여야 합의로 법개정을 해야 한다”며 이처럼 말했다. 대선포기 여부에 대해선 “판단을 더 해 봐야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김 지사측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지사는 경선을 포기하더라도 탈당은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확고하다”며 “현실적으로 대선에 출마할 방법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박 전 위원장이 지금 대세론에 안주해 그야말로 상황 판단을 잘못하고 있다”며 박 전 위원장에 대한 공세의 고삐도 바짝 죄었다. 그는 다른 비박주자인 이재오 의원이 박 전 위원장을 ‘유신통치의 장본인’이라고 비판한 것과 관련해 “박 전 위원장은 당시에 청와대에 있었고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다”며 “본인이 일정한 책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당원명부 유출 사건에 대해서는 “총선 당시 지도부에 마땅히 책임이 있다”며 “당 지도부에서 검찰에 고발해 정확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위원장과 당 지도부가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는 만큼, 경선을 포기한 뒤의 김 지사 행보에도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김 지사가 박 전 위원장의 대권 행보를 돕고 차차기(2017년 대선)를 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김 지사 측근은 “차차기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또 “박 전 위원장이 열린 마음으로 대선에 나서면 국민들이 알아서 도와주겠지만, 지금같이 하면 누가 도와주겠느냐”며 “김 지사는 남은 경기지사 임기에 충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 지사 측은 지난 17일 김 지사가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결혼을 안 한 것은 위선”이라고 한 발언은 예전에 지방투어를 하던 중 대구 동화사와 경북 왜관 수도권 등에서 숙식을 했던 경험을 얘기하던 중 나온 것일 뿐 미혼인 박 전 위원장을 공격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