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불황 파고 넘기 사상 최장 38일간 세일

입력 2012-06-22 22:14


‘불황 앞에 장사 없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이 22일부터 ‘브랜드 세일’을 시작으로 일제히 사상 최장 세일에 돌입했다. 브랜드 세일은 정기 세일의 사전 할인 행사에 해당하는 것으로, 29일 시작되는 여름 정기 세일까지 포함하면 이번 세일은 다음달 29∼30일까지 무려 38일 동안 진행된다.

이전 여름 세일이 17일간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정기 세일만 비교해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 이들 백화점은 지난해 연말에도 통상적인 연말 세일을 7∼10일 연장해 장기 세일을 했는데 이번엔 그보다 더 늘어났다. 세일 기간이 이렇게 길어진 것은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5월보다 1% 늘어나는 데 그쳤고, 같은 기간 1인당 구매단가는 7만3585원으로 오히려 3% 줄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전년도 대비 20%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지만 올 들어서는 한자리 숫자에 그치고 있다. 세일이 길어지고 잦아질수록 백화점 이미지는 타격을 입게 되지만 최장 세일이라는 극약처방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매출 부진의 영향이 컸지만 세일이 길어진 또 다른 원인도 있다. 예년보다 여름이 일찍 찾아온 바람에 봄 상품이 팔리지 않아 제품을 소진할 필요가 있는 데다 곧 런던 올림픽과 방학, 장마가 시작돼 업계는 테마별 이벤트 상품의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세일은 기간이 늘어난 것 외에 참여 브랜드 수도 늘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여름 세일보다 20개 브랜드가 추가됐고, 신세계백화점도 전체 입점 브랜드 중 30%에 해당하는 200여개 업체가 브랜드 세일에 참여하고 있으며 정기 세일에는 그 비율이 70%로 높아질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봄 여름 신상품 재고가 많아 현금 확보가 급해진 협력사들의 세일 연장 요청이 거셌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양질의 신상품을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권혜숙 임세정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