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설정당론·연대론·자강론… 민주 ‘安과 동거하기’ 묘안 백출

입력 2012-06-22 18:50

민주통합당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대선 후보 단일화 방식을 놓고 갖가지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안 원장 측은 단일화를 재촉하는 민주당에 대해 “안철수 상처내기”라며 불쾌감을 나타내고 있지만, 민주당은 안 원장과의 ‘동거 전략’ 논의를 멈추지 않을 태세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22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안 원장이 함께할 경우에는 전면적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로,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당심과 민심을 함께 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당외 유력 인사가 들어와 함께 경쟁할 때 그분이 차별을 받거나 손해를 봐서는 판이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전면적인 오픈프라이머리로 당내 인사들이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하게 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우상호 최고위원도 KBS라디오에 나가 “안 원장이 민주당 경선에 함께하는 게 가장 편리하고 반가운 방법”이라며 ‘원샷 경선’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일부 인사가 안 원장 상처내기를 한다”는 안 원장 측 반발에 대해서도 “이 문제가 정해지지 않으면 경선 과정에 어려움이 있으니 빨리 결정해 달라고 촉구한 건데 의도적인 상처내기로 보였다면 오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해찬 대표가 밝힌 대로 안 원장의 입당 시한을 당내 경선 룰이 확정되는 다음 달 20일까지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안 원장 입당과 원샷 경선이 여의치 않을 경우 2단계 경선(당내 경선 후 안 원장과 후보 단일화) 가능성도 열어 둔 상태다. 이에 가설정당론, 연대론, 자강론(自强論) 등 다양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종걸 최고위원은 전날 안 원장과의 후보 단일화 방식으로 “제3영역에서 가설정당을 만들어 민주당도 입당하고, 안 원장 측 세력도 입당해 한 당에서 경선을 치르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경선 참여에 부정적인 안 원장과 단일화를 이루기 위해선 가설정당이 현실적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당내 주자들 간에도 묘한 입장차가 있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연대론을 펴며 최대한 배려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 고문은 20일 광주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당과 안 원장을 지지하는 분들은 정권교체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관계”라며 “안 원장의 입장을 충분히 배려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 측은 민주당의 경쟁력 있는 후보를 만들어야 한다는 자강론에 방점을 찍고 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