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침례교 총회 “동성애 반대” 천명… 교단 설립 167년만에 첫 흑인 수장 선출 이변

입력 2012-06-22 18:26


미국 최대 개신교단인 남침례교(SBC)가 동성애와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SBC는 미국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에서 지난 20일(현지시간)열린 교단 연차 총회에서 ‘성경에 따라 결혼을 남녀의 결합으로 계속 규정할 것인가’에 대해 대의원 투표를 실시했다.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통과된 결의안은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연합” “결혼이라는 테두리 밖에서의 성적인 행동들은 죄악”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결의안은 “게이들과 레즈비언들이 때때로 겪는 ‘특별한 어려움들(동성에게 느끼는 사랑의 감정)’에 대해선 인식하고 있지만, 동성애자들은 ‘(창조된 본래의 모습인) 특별한 보호하심을 받는 구별되는 존재로서의 특징’에는 부족함이 있다”고 규정했다. 또 “동성애 권리를 옹호하는 이들과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이들이 자신들의 행동을 ‘인권운동’이라는 미사여구로 치장하는 것에 유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일부 현지 언론은 “SBC가 대선과 맞물려 동성애 혹은 동성결혼에 대한 확고한 반대 입장을 공개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총회에선 SBC가 출범한 지 167년 만에 흑인인 프레드 루터(55·사진) 프랭클린 에버뉴 침례교회 담임목사가 총회장으로 선출됐다. 침례교회 내 남부파가 노예제도를 반대하던 북부와 결별하고 SBC를 조직한 1845년 이후 처음으로 교단 수장의 피부색이 바뀐 것이다. 루터 목사는 총회장 수락연설에서 “내 임기가 끝나고 아프리칸, 아시안, 히스패닉을 다시 회장으로 세우지 못한다면 우리는 완전히 망하는 것”이라며 “(소수인종에게 문을 활짝 여는) 다 함께 하는 교회”를 세우는 데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미국 개신교계를 사실상 대표하는 SBC가 ‘백인 남부’의 보수적 이미지를 벗고 소수 인종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평가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