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 권력 이양땐 대량학살 책임 사면”… 美·英·러시아, 시리아 사태 ‘예멘식 해결’ 추진
입력 2012-06-21 19:27
15개월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시리아 사태 해법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권력 이양을 위한 평화 회담 개시에 동의할 경우 민간인 대량학살 책임에 대해 사면해 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1일 보도했다. 두 정상은 아사드 대통령이 회의에 참석하면 안전보장까지 제공해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 같은 예멘식 해법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18∼19일 멕시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각각 회담을 갖고 동의를 끌어냄에 따라 탄력을 받고 있다. 예멘의 경우 지난 2월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났지만 대량학살에 대해 면죄부를 받았었다.
두 정상을 수행했던 미국과 영국의 관리들은 “푸틴 총리가 아사드 대통령이 영원히 권좌에 앉아 있어야 한다고 더 이상 고집을 부리지 않으면서 상황이 진척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시리아 휴전 중재안을 냈던 코피 아난 유엔 및 아랍연맹 특사에게 기존 안을 바꾸고 예멘 모델을 따라 국제회의 개최를 설득하기로 하는 등 후속 작업에 착수했다.
평화적 권력 이양을 위한 회의에는 시리아 정부 대표 및 주요 야당 대표 등이 초청된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대표와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등 역내 지역 강국 대표들이 포함된다. 러시아는 이란의 참석도 주장하고 있지만 영국이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난 특사가 주재할 이 회의는 18개월 내 범종파 정부를 구성한다는 목표 아래 이달 말 개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는 지난해 3월 아사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면서 내전 상태에 빠졌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