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위기 등 국내외 경기침체 심화에… 산업계 고강도 ‘몸집줄이기’ 돌입

입력 2012-06-21 19:18


유로존 위기 심화 등 국내외 경기침체 골이 깊어지면서 산업계가 강도 높은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장기 수주 부진으로 몇 년째 어려움을 겪는 조선·해운 분야는 물론 유가로 타격을 받는 정유·항공 업계도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GS칼텍스는 21일 영업인력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은 외환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GS칼텍스는 영업본부 직원 800여명 중 차장급 이상 70여명의 영업인력을 줄일 계획이다.

GS칼텍스가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최근 유가 하락으로 정제마진(원유를 정제해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을 만들어 얻는 이익)이 줄면서 경영 상황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줄었다.

현대오일뱅크는 대내외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서 상장을 포기했다.

대한항공도 지난해 10월에 이어 지난달 근속연수 15년, 만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규모는 약 50명으로 월급 2년치가 지급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고유가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 1분기 98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자동차업계도 사정이 안 좋긴 마찬가지다. 한국GM은 지난달 21일부터 한 달가량 부장급 이상 간부급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2009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달 16일까지 접수한 결과 전체 대상 인원의 12%인 10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극심한 판매 부진에 시달리는 르노삼성은 지난해 12월 열흘간 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올 4월과 5월, 이달에도 공장가동일수를 줄이고 있다. 르노삼성은 전체 수출 물량의 20%가량을 유럽으로 보내고 있다.

LG그룹은 계열사를 64개에서 57개로 축소키로 하면서 LG상사의 수입 자회사인 트윈와인에 근무하던 직원 4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LG상사는 이 외에도 카메라 유통 계열사인 픽스딕스를 청산했고 와인 유통회사 지오바인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STX그룹과 성동조선해양 등은 채권단과 재무구조 개선약정 등을 맺고 자회사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