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망한 FTA 효과’… 30%가 값 변화 없거나 되레 올라

입력 2012-06-21 08:57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유럽연합(EU)과 미국에서 들여온 제품 중 전동칫솔 등 30%가량의 품목은 가격 변화가 거의 없거나 되레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격이 내려간 품목들도 여전히 판매가격과 수입가격의 차가 큰 데다 최근 정부 입김에 따른 인하 효과도 만만찮아 소비자 체감도는 여전히 낮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소비자단체, 한국소비자원과 공동으로 한·미 FTA 발효 직후인 올해 3월 중순부터 유럽 및 미국에서 들여온 제품의 가격동향을 감시한 결과, 총 22개 품목 중 15개 품목은 가격이 내려간 반면 7개 품목은 가격이 오르거나 변함이 없었다고 밝혔다.

22개 품목은 관세가 철폐되거나 인하된 제품 중 소비량이 많고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EU산 9개, 미국산 13개다.

공정위에 따르면 한·EU FTA와 관련한 품목을 보면 9개 가운데 전기다리미, 유모차 등 6개 품목의 가격이 내려갔으며 한·미 FTA 품목에서도 9개의 값이 떨어졌다.

반면 전동칫솔 ‘브라운 오랄비 트라이엄프 4000’의 소비자 가격은 FTA 이전인 2011년 6월 14만8000원이었으나 11월에는 15만9000원으로 올랐다. 미국산 호두는 2011년 1분기 대비 2012년 1분기에는 무려 21.1% 급등했다. 이 외에 위스키와 맥주, 미국 및 EU산 샴푸, 치약도 대부분 가격이 오르거나 그대로였다.

공정위가 FTA 품목 상당수의 가격이 내려갔다고 자화자찬했지만 유럽산 전기다리미의 판매가격은 여전히 수입가격보다 2.3배 높고 유럽산 수입 위스키 평균 소비자가격은 수입가격 대비 5.1배나 돼 수입 유통업체의 폭리가 만만찮다.

고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