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 10년 후 亞개도국 기아 확산시켜”

입력 2012-06-21 19:21

‘리우+20’ 핵심 이슈는

‘2022년. 탄소배출, 온난화 등 그동안 진행돼온 기후변화로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이 급감한다. 영양결핍 상태인 여성과 어린이의 수가 20% 이상 급격히 늘어난다. 통계적으로 5명 중 1명꼴이다.’

음울한 지구의 종말을 그리는 영화 얘기가 아니다. 불과 10년 뒤를 예측한 세계보건기구(WHO)와 관련 기관들의 기아(飢餓) 관련 보고서 내용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전 세계 130여개국 정치 지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개막된 유엔 지속가능발전(리우+20) 정상회의에서 핵심 이슈는 ‘기후변화가 어떻게 기아(飢餓)를 악화시키느냐’다.

WHO가 내놓은 새로운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여성이나 5세 이하 어린이 4억9500만명이 충분한 음식을 먹지 못해 영양결핍 상태다. 또는 7명 중 1명꼴이다. 게다가 인구 증가는 기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식량 안보는 이제 빈곤, 에너지 부족, 열대우림 파괴 등과 더불어 미래와 후세를 위해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보고서는 영양결핍 상태인 여성과 5세 이하 어린이 4억9500만명 중 3억1500만명이 아시아에 몰려있어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프리카에 1억5000만명, 중남미에 3000만명이 살고 있다.

2020년까지 이들 중 4억6500만명 이상이 개발도상국으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됐다. 당연히 이들 국가들의 식량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개도국들은 주로 아시아에 많다.

줄리오 프랭크 하버드대 공공보건대 총장은 “영양결핍은 건강 악화에 결정적 요소이며, 여성과 어린이가 가장 취약하다”면서 “산모의 영양결핍은 아이에게 이어질 수 있고 최소한 3대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는 곡물 가격에까지 악영향을 끼친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곡물가는 8% 뛰었다. 이유는 유럽의 혹한과 남미의 혹서다. 이는 각각 밀 수확량, 그리고 설탕·옥수수·콩 수확량에 영향을 미쳤다.

기후변화는 환경 파괴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하지만 환경 파괴 없는 경제 성장을 이루기가 그리 쉽지 않다. 또 다른 보고서는 기후변화와 식량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경작지 효용성 높이기, 식량 재활용 제고, 육식 소비 제한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또 코카콜라 같은 글로벌 기업은 전 세계 200개 공장에서 상수원을 보호하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