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넥센 김병현 “첫 승, 신고합니다”

입력 2012-06-21 00:35

‘핵잠수함’이 힘차게 출항했다.

김병현(33·넥센 히어로즈)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두산전에서 한국 무대 첫 승을 올렸다. 6이닝 4피안타 1실점(비자책). 볼넷은 3개 내줬고, 탈삼진은 2개 잡아 냈다. 넥센의 3대 2 승리. 넥센은 30승 27패를 기록, 단독 2위로 올라섰다.

미국과 일본 무대를 뒤로 하고 올 시즌 한국 땅을 밟은 김병현은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4번 선발)에 나와 평균자책점 6.20으로 부진했다. 제구가 문제였다. 하지만 이날 두산전에서는 전매특허였던 탈삼진 욕심을 버리고 맞춰 잡는 전략으로 두산 타자들을 요리했다. 김병현은 95개의 공 중 58개를 스트라이크에 꽂아 넣는 등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또 직구 최고 구속이 144km까지 나올 정도로 공에 힘이 있었다.

김병현이 한·미·일 프로야구 무대를 통틀어 승리를 거둔 것은 플로리다 말린스 시절인 2007년 9월28일 뉴욕 메츠전 이후 무려 4년 8개월, 일 수로는 1727일 만이다.

넥센은 1회초 2점을 뽑아 김병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번 장기영, 2번 정수성이 연속 안타를 때렸고, 2사 후 6번 서건창이 우익수 앞 안타로 두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위기도 있었다. 넥센이 3-1의 불안한 리드를 잡고 있던 7회. 등판한 중간계투 오재영이 폭투로 1점을 내줘 점수는 3-2가 됐다. 2사 후 주자 2, 3루 상황에서 오재영 대신 등판한 이정훈은 두산 6번 고영민을 삼구 삼진으로 돌려세워 급한 불을 껐다.

김병현은 경기 후 밝은 표정으로 “메이저리그 때 승리보다 더 기쁘다”며 “한국 선수들은 선구안이 좋은데, 앞으로 등판할수록 구위가 더 좋아질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시진 감독도 “김병현의 첫 승을 지켜 주기 위해 선수들이 집중했다”면서 “좋은 피칭이었고 앞으로도 기대된다. 선발 로테이션에도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반겼다.

김병현의 첫 승 공은 박찬호의 첫 승 공과 함께 신설되는 KBO 야구박물관에 기증된다.

문학구장에선 선두 SK가 5⅔이닝 동안 5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버틴 김광현을 앞세워 롯데를 3대 1로 물리쳤다. 김광현은 시즌 4승째를 챙겼다.

한화는 대전 홈구장에서 LG를 4대 1로 제압했고,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KIA 경기는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으나 0대 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