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광저우서 아프리카인 집단시위… 파출소 연행 나이지리아인 사망 항의
입력 2012-06-20 19:21
중국 광둥성 광저우(廣州)시 한 파출소에서 조사를 받던 나이지리아 남성이 돌연사하자 아프리카인들이 광저우 시내에서 집단 시위를 벌였다. 중국에서 외국인들이 시위를 벌이기는 지극히 이례적이다.
최근 중국 당국이 18차 당 대회를 앞두고 외국인들의 불법 입국, 불법 체류, 불법 취업을 뜻하는 소위 ‘3페이(3非)’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일이 벌어져 주목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이 남성은 18일 오후 1시쯤 삼륜차(자전거에 동력 장치를 달아 택시처럼 운행하는 차량의 일종)를 탄 뒤 요금 문제로 중국인 기사와 다투다 오후 2시쯤 광저우 기차역 부근 쾅취안 파출소로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 이 남성은 그 뒤 오후 5시쯤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졌고 앰뷸런스 요원이 응급조치를 했으나 그대로 숨졌다는 것.
아프리카계 외국인 100여명은 이 남성이 연행되자 오후 3시쯤부터 파출소 주변 거리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 남성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에는 경찰차와 지나가는 차량에 벽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기도 했다. 일부는 “유해를 돌려 달라”고 쓴 종이를 들어 보이거나 중국어로 “우리 형제를 돌려 달라”고 외치기도 했다.
일부 광저우인들은 이에 대해 “광저우는 당신들을 환영하지 않는다” “돌아가라”고 외치는 등 이들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광저우 기차역 주변은 아프리카인 집단 거주지로 현재 광저우에는 아프리카인 수십만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안 당국은 일대 도로를 통제하고 폭동 진압 경찰을 동원해 이들을 강제 해산시켰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