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아내와 내연관계 프랑스인, 캄보디아서 체포… 신병처리 논란

입력 2012-06-20 19:22


캄보디아 정부가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와 깊은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건축가의 신병 처리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파트리크 앙리 드비예(52)로 밝혀진 이 남성은 2주일 전쯤 캄보디아와 중국 당국의 ‘합작’으로 프놈펜에서 검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드비예가 중국 영토에서 범죄를 저질렀다”며 그의 신병 인도를 요청한 것. 중국은 캄보디아와 범죄인 인도협약을 체결하고 있어 프랑스 측 동의 없이도 드비예를 중국으로 데려갈 수 있다.

홍콩 언론과 AFP 등 서방 언론은 20일 일제히 이 사건을 다뤘다. 프놈펜 경찰청장은 “이 남성을 중국으로 보낼지, 프랑스로 보낼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드비예는 구카이라이와 10년 넘게 알고 지낸 사이로 살해된 영국인 닐 헤이우드보다 더 깊은 관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드비예는 구카이라이가 지난 2000년 중국의 건축 프로젝트에 참여할 유럽 건축가를 찾기 위해 영국에 회사를 세웠을 당시 파트너로 참여했다. 당시 두 사람이 영국 남부 본마우스에서 살았던 아파트 주소가 똑같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드비예가 2006년 룩셈부르크에 부동산 회사를 세웠을 때도 구카이라이의 법률 사무소와 같은 주소에 등록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구카이라이가 재산을 해외로 도피하는 데 도움을 줬을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고 NYT는 전했다.

드비예는 그러나 지난달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돈세탁이나 다른 불법 행위에 관여했다는 의혹들을 부인했다.

드비예는 보시라이가 1990년대 다롄(大連)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다롄의 도시 재건사업에 참여했고 2005년에야 중국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다롄에 살 때는 권세가 대단한 집안의 중국인 아내를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정부는 최근 수년 동안 중국과 아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중국 측 요청을 뿌리치기 어려울 것으로 외교소식통들은 보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