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택시 총파업하던 날… 대중교통 붐볐지만 ‘대란’은 없었다
입력 2012-06-20 21:50
전국 택시업계가 20일 하루 총파업을 해 전국 곳곳에서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출·퇴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교통대란은 없었다.
이날 오전 8시쯤 서울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탄 김상수(37)씨는 “택시 이용 승객들이 지하철로 몰리면서 출근길이 불편했다”고 말했다. 버스로 출근하는 경북 포항 철강공단에 근무하는 김종식(49)씨도 “시민들이 버스로 대거 몰려 출근길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시내버스가 100일째 파업 중인 전북 전주지역은 택시 운행 중단으로 불편이 컸다.
제주도는 택시의 운송률이 높아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제주에서는 전체 택시 5441대 가운데 5141대가 파업에 참여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온 외국인들은 서울시내에 택시가 없어 발을 동동 굴렸다. 호텔들도 외국인들에게 교통편을 안내하느라 온종일 분주했다.
강원 춘천 모회사 택시 운전기사 이모(49)씨는 “하루 사납금 11만원을 지불하고 LPG값을 제외하면 한 달에 50만∼60만원 버는 기사들이 허다하다”고 토로했다.
퇴근길은 시간이 다소 여유가 있어 출근길보다 시민들의 지하철과 버스 이용이 한결 수월했다.
전국 택시 노사 총파업으로 이날 오전 택시 운행률은 14.2%에 불과했다. 국토해양부 집계결과 전국 택시 25만5581대 중 오전 9시 현재 22만여대가 운행을 중단했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등 전국 4대 택시 단체 소속 2만여명은 오후 1시부터 3시간여동안 서울광장에서 사상 최초로 노사 동시 파업을 하며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연수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삭발 한 채 단상에서 결의문 등을 낭독하며 정부에 대책을 요구했다. 이 이사장은 택시 대중교통 법제화, 대기업 LPG 최고 가격제 시행, 택시연료 다변화 등을 요구했다.
택시 노사는 “정부와 국회가 택시단체들의 외면할 경우 오는 10월 대규모 집회를 열고 12월 대선을 앞두고 총파업을 하는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정창교 기자, 전국종합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