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뱃길 벌써 썩어가나… 水質 최하위 등급

입력 2012-06-20 21:54


국가하천인 경인아라뱃길의 수질 상태가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그동안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경인아라뱃길의 수질오염 문제가 현실로 확인된 셈이다.

가톨릭환경연대,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은 지난 7일 경인아라뱃길에서 채취한 강물 시료를 인천대(김진한 교수)에 분석 의뢰한 결과 하천 최하 등급인 ‘나쁨 또는 매우 나쁨’으로 조사됐다고 20일 밝혔다.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의 경우 전체 시료 15개 중 6개가 ‘매우 나쁨’(기준치 11㎎이상/ℓ), 8개 시료는 ‘나쁨’(기준치 9∼11㎎/ℓ), 1개 시료는 ‘약간 나쁨’으로 분류됐다. 이는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에 관한 법률(이하 수질보전법률)에서 정한 하천 수질 등급 중 최하위다. 수질보전법률에서는 하천 수질 등급을 매우 좋음, 좋음, 약간 좋음, 보통, 약간 나쁨, 나쁨, 매우 나쁨의 7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또 부영양화의 지표인 클로로필(엽록소)a의 경우 전체 시료 중 40%가 수질보전법률에서 정한 조류경보(25㎎이상/㎥)를 발령해야 하는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인천터미널부터 수도권매립지, 시천교, 목상교, 다남교, 두물머리공원, 김포터미널까지 15개 지점에서 시료(대부분 호안으로부터 10m 정도 떨어진 지점의 표층수)를 채취해 수소이온농도지수(PH),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 COD, 클로로필a 등 환경정책기본법 환경 기준에 명시된 수질 항목들을 분석했다.

지점별 COD는 목상교 남측지점(14.4㎎/ℓ)에서 가장 높았고 인천터미널 갑문부근(13.9㎎), 다남교 서측 400m 지점(13.8㎎), 시천나루(12.7㎎) 순으로 나타났다.

클로로필a는 아라폭포 아래지점(31.4㎎/㎥), 두물머리공원 앞(30.9㎎), 김포터미널 요트수리소(27.6㎎), 목상교 남측지점(26.2㎎) 순이었다.

상대적으로 물 순환이 잘 되지 않는 아라뱃길 중간 부근인 한국환경공단 앞부터 두물머리공원까지는 전반적으로 오염 정도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포터미널과 인천터미널에서는 해수 유입과 한강수 유입으로 인해 수질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염분이 인천터미널(15∼16㎎/ℓ)에서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김포터미널(9∼11㎎/ℓ)이 가장 낮았다.

환경단체들은 “경인아라뱃길 수질이 COD 기준으로 해역수질의 최하 등급인 3등급(4㎎이하/ℓ)보다 3배 이상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 물을 그대로 바다로 방류할 경우 부영양화 등 인천앞바다 수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 단체는 한국수자원공사, 인천시 등 관계기관에 시급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인천=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