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도약 꿈꾸는 금융지주] (중) 낮은 자세로 ‘서민금융’에 앞장
입력 2012-06-20 18:48
“1% 아닌 99%를 위해”… 저리 대출·창업 지원 공들인다
지난해 불거진 월가점령운동(Occupy Wall Street)은 국내 금융권에도 충격이었다. 돈 있는 소수의 부자와 일반 서민에 대한 차별이 미국만의 일은 아니라는 자각이 나오면서 은행 등 금융자본 전체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다. 이후 은행들을 중심으로 서민에 대한 우대상품 개발, 수수료 면제 서비스 시행 등이 본격화한 것은 1%가 아닌 99%를 포용해야 진정한 성장을 이끌 수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주요 은행들은 최근 미소금융,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 서민상품 운용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현재 2840억원 규모의 서민금융을 지원하면서 금융사의 사회적 책임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저신용 저소득자를 대상으로 하는 ‘우리 새희망홀씨’, 대부업체 등에서 고금리부채 대출로 고통받고 있는 서민들이 저리의 은행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우리 바꿔드림론’ 등의 상품을 통해 서민들을 지원해 왔다. 금융감독원 및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매월 개최하는 ‘찾아가는 맞춤형 서민금융’ 상담 행사에 고정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8월에는 사회적 배려대상자에 대한 은행수수료 감면 조치를 시행했다.
KB금융도 국민은행을 중심으로 미소금융 수혜자 확대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낙후지역 전통시장 상인을 위해 상가번영회, 노점상연합회 등을 방문해 현장에서 미소금융을 홍보하고 상담하는 ‘찾아가는 미소금융’을 실시했고, 각 지방 소외계층에 특화된 미소금융 상품을 개발해 시행하기도 했다.
국민은행은 또 각종 자영업단체 등과 연계해 지속적으로 취약계층을 발굴, 지원하며 사업 경험과 자금력이 취약한 청년층의 창업을 돕기 위해 컨설팅 및 창업자금 지원 등의 방안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하나은행이 독자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희망키움통장도 각광받고 있다. 희망키움통장은 기초생활수급자의 근로를 통한 자립지원을 돕는 사업으로 매월 수급자가 본인 통장에 돈을 적립할 때 정부의 장려금과 본인 적립금과 같은 비율의 민간지원단체 매칭금을 지원한다. 올 1월 말 현재 누적가입자는 1만4740명, 누적액은 721억원이며 올해 두 차례 3000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단순한 금융상품 판매를 제외하면 신한금융의 소비자 보호지수와 각종 맞춤형 금융혜택이 눈에 띈다.
신한은행은 소비자 중심의 고객만족도(CSI) 관리지표인 ‘소비자 보호지수’를 은행권 최초로 신설해 금융소비자 관점의 판매 관행을 정립시켰다. 이는 판매 직원이 얼마나 상품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는지, 소비자권익 보호를 위해 노력했는지, 고객 입장에서 적합한 상품을 안내했는지 등을 지수화한 것이다.
또 최근 다문화 시대에 걸맞게 외국인을 위한 7개 국어 금융거래 안내책자를 무료 배포했으며 지난 4월에는 군장병들에게 타행 자동화기기(ATM) 현금인출 수수료 면제 서비스를 시행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