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팅! 작은교회”… 하남교회, 속초서 작은교회 목회자 부부 25쌍 초청 세미나
입력 2012-06-20 18:40
“저는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실패를 통해 말할 수 없는 모욕과 멸시를 당했습니다. 아팠지요. 가슴에 상처도 남았습니다. 외로워지고 서글퍼지기도 했습니다. 피해의식도 생겼지요. 자꾸 움츠러들었습니다. 그런데 실패는 신비롭더라고요. 실패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가 임한다는 사실을 체험했습니다.”
LA새생명비전교회 담임 강준민 목사가 18일 강원도 속초의 설악켄싱턴스타호텔 세미나실에서 25쌍의 ‘작은 교회’ 목회자 부부들에게 자신의 목회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가 말한 ‘실패’는 LA동양선교교회에서의 아픈 경험. 강 목사는 동양선교교회에서 분쟁을 겪고 결국 교회를 사임해야 했다. 분쟁 가운데에서 사모와 가족들의 아픔을 이야기하면서 강 목사는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목회자 부부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아마도 작은 교회에서 사역하면서 수없이 경험한 ‘실패’의 이야기들이 오버랩됐기 때문일 것이다.
강 목사는 “실패를 통해 고독의 은혜가 임한다”면서 “고독은 고요함을 낳고, 고요함을 통해 우리는 내면의 진정한 목소리를 듣게 된다”고 언급했다. 성공할 때 보지 못했던 것, 높이 올라갈 때 간과했던 것을 내려가는 길에서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하나님은 결코 성도들의 숫자에 따라 목회자의 성공여부를 판가름하시지 않을 것”이라면서 “한 명의 성도들을 놓고도 생명을 걸고 목회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름다운 동행-행복한 목회자 세미나’란 이름의 이번 모임은 경기도 하남시 하남교회(방성일 목사)가 이 땅의 작은 교회 목회자 부부들을 섬기기 위해서 마련했다. 하남교회는 6년 전부터 매년 작은 교회 목회자 부부를 초청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교회는 2박3일 동안 하나님의 복음 사역을 위해서 헌신한 목회자 부부들에게 최고의 숙박과 음식을 제공하며 정성껏 섬기고 있다. 이번 ‘아름다운 동행’ 참가자들은 전국 각지에서 온 50세 이하의 목회자 부부. 대부분의 교회가 미자립 상태다. 이들은 세미나를 통해서 쉼을 갖고 다시 한번 사역에 매진할 각오를 다졌다.
방성일 목사는 “목회를 하면서 ‘이 땅의 작은 교회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오직 사명으로 하나님 나라의 복음 전파 사역을 감당하고 있는 작은 교회 목회자 부부들을 격려하기 위해서 매년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목회자와 말씀 묵상’이란 제목의 강의를 한 방 목사는 “한국의 중·대형 교회가 작은 교회들의 어려움을 내 문제처럼 인식하며 사역을 공유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속초=글·사진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