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타락한 성문화 앞에 선 한국교회
입력 2012-06-20 18:17
최근 미국의 한국교민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미국의 여러 대도시에서 적지 않은 한국 여성들이 상습적인 성매매를 한 혐의로 적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많은 한국 여성들이 미국에서 성매매에 뛰어드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중 하나는 한국에서 수년간 강력하게 시행된 성매매 단속법 때문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심각한 경제위기이다. 전자의 경우 일종의 ‘풍선효과’라면 후자는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빚은 비극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적지 않은 유학생들까지 성매매의 유혹을 느끼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하지만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최근 보도된 성매매 사건들로 인해 한국과 한국교민 사회의 이미지는 바닥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미국 남부지역 애틀랜타의 경우 얼마 전 발생한 한인들 간의 폭력사건으로 한국인들의 은밀한 성문화가 미국 사회에 본격적으로 보도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애틀랜타 지자체들은 지난달 스파 업소를 없애거나 규제를 강화하는 등 이른바 ‘마사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러나 최근 애틀랜타의 한 스파에서 일하는 한국 여성 마사지사가 매춘으로 세 번이나 구속되는 사태가 발생해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는 더욱 악화되고 말았다.
그런데 이런 뉴스를 보면서 오히려 이 땅의 한국인들은 의아해한다. 중소도시에서도 성업하는 유흥업소와 유사성행위업소를 늘 보고 사는 한국인들은 ‘세계에서 가장 성적으로 개방된 나라 중 하나인 미국이 뭘 그런 걸 가지고 호들갑인가?’ 하는 의문을 던진다. 또한 일부 정치인들과 언론들은 성매매 단속법이 풍선효과를 불러왔다며 오히려 성매매 단속법을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높이고 있다(놀랍게도 그중에는 기독교인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성적으로 부패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한국 기성사회의 성적 부패는 청소년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중·고등학생 8만명을 대상으로 ‘제6차 청소년 건강행태’를 조사한 결과 10대 청소년의 5.3%(남학생 7.2%, 여학생 3.2%)가 성관계를 경험했으며, 고등학생의 경우에는 전체 8.1%(남학생 11.2%, 여학생 4.6%)였다. 성관계를 경험한 학생들의 성관계 시작 평균 나이는 13.6세였고, 성관계 경험 학생 중 43.2%가 술을 마신 후 경험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공식적인 자료일 뿐이다. 실제 우리 청소년들의 성 실태는 훨씬 더 심각하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도 뒷짐만 지고 있을 수는 없다. 고린도전서를 보면 문란한 성생활은 그리스도인의 삶에 가장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키는 죄악이다. 수년 전 한 유명 청소년성교육 강사가 TV에 출연해 전국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한국교회 역시 전통적인 금욕주의나 도덕적 엄숙주의를 넘어 우리 사회,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건전하고 실제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안산 꿈의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