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각 로봇’ 나온다…사람 손가락보다 더 민감, 美 USC 과학자들 개발

입력 2012-06-20 20:39

사람의 손가락보다 더욱 민감한 촉각을 가진 로봇이 나온다. 아직까지 물체의 촉감이 어떤지는 알지 못했던 로봇도 적절한 센서와 구동장치, 소프트웨어만 있으면 최소한 물체 간 차이는 촉감으로 알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9일 보도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특수 제작한 로봇이 실험 결과 촉감에 따라 광범위한 천연물질을 구분해 내는 능력이 사람보다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고 ‘뉴로로봇의 신개척지(Frontiers in Neurorobotic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사람의 손가락 끝을 모방해 만든 새로운 유형의 촉각 센서를 사용했다. 이 로봇은 손가락의 어느 부위에 어떤 방향으로 힘이 가해지는지 알 수 있고 만지는 물체의 열 특성도 분간할 수 있다.

이 센서는 사람의 손가락처럼 부드럽고 신축성이 있으며 표면에는 지문까지 나 있어 진동에 대한 감도를 높여준다. 로봇 손가락이 물체의 표면을 만지고 지나가면 피부는 특유의 진동을 일으키며 뼈처럼 생긴 중심 부위 안쪽의 하이드로폰(수중청음기)이 진동을 감지한다.

연구진은 로봇에게 섬유와 문구, 철물점에서 고른 117종의 평범한 물질로 훈련을 시켰다. 훈련을 마친 로봇에게 한 가지씩 물질을 무작위로 제시하자 로봇이 알아맞히는 비율은 95%나 됐다. 사람의 촉각보다 훨씬 더 뛰어나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촉각을 가진 로봇이 나오면 앞으로 사지 절단환자의 의수족이나 소비자 상품의 촉감을 평가하는 제조사의 보조 역할, 나아가 사람의 피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