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경선 룰 전면전] “박태규, 박근혜 만났다는 말 들었다”… 檢, 박씨 운전기사 녹음파일 확보

입력 2012-06-20 19:00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정황을 전하는 제3자의 증언이 나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허철호)는 박씨의 운전기사였던 A씨가 박씨와 친한 증권회사 임원 김모씨의 운전기사 B씨와 통화한 녹음파일을 지난 15일 제출받아 분석 중인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B씨는 A씨와의 통화에서 “박씨가 우리 차에 탄 뒤 김씨에게 ‘박 전 위원장과 만났다’고 얘기하는 것을 들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앞서 검찰에서도 “2010년 11월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중 박씨가 점심 무렵 차에 타더니 ‘방금 박 전 위원장과 만났다’고 얘기했다고 진술했다.

검찰 관계자는 A씨의 녹음파일과 관련, “파일 내용에 시점이 나타나지 않는 데다 ‘전언의 전언’이기 때문에 박씨가 기억이 안 난다고 하면 얼마나 증거 능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씨가 박 전 위원장을 개인적으로 만난 게 아니라 공개된 자리에서 ‘봤다’고 할 수도 있어 조사를 해봐야 (녹취 내용이) 신빙성이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이 “박씨는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일축한 상황에서 나온 증언이어서 정치적 논란이 예상된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는 경남 창원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전 위원장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로비스트 박씨가 2007년 신문사 편집국장과 방송사 보도국장이 모인 자리에서 그와 인사한 적이 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박 전 위원장과 로비스트 박씨와의 만남이 저축은행 로비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이제는 박 전 위원장이 대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