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말썽 많은 포털, 사이비 언론의 온상노릇까지
입력 2012-06-20 18:22
언론으로서 책임은 전혀 지지 않으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언론 아닌 언론권력’ 인터넷 포털이 기업 협박을 일삼는 사이비 언론의 온상 노릇까지 하고 있어 원성이 높다. 기업들을 상대로 확인되지 않은 소문 등을 기사화해 포털에 올리겠다고 협박하거나 포털에서 기사를 빼주는 조건으로 돈과 광고를 뜯어내는 사이비 언론이 횡행하면서 이를 방관하는 포털에 대한 지탄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포털들은 그간 기존 언론사의 뉴스를 멋대로 재편집하는 등 실질적인 언론 역할을 톡톡히 해왔음에도 언론사로서 져야 할 책임은 완전히 방기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어온 데 더해 이제는 사이비 언론의 숙주 노릇을 함으로써 더 큰 물의를 빚고 있는 것이다. 즉 포털들은 매체를 가리지 않고 동일 사이버공간에서 뉴스를 서비스함으로써 정확함이나 신뢰와는 무관한, 기업 갈취를 일삼는 신생 사이비언론과 전통·공신력을 갖춘 기존 언론을 동일시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포털 입장에서 어떤 매체가 더 중요한지 직접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라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공신력 있는 매체와 즉각 확인이 불가능하거나 진위판별이 어려운 기사를 주로 취급하는 매체의 중요도를 비교 측정할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사이비 언론들은 포털이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 자체 매체 파워가 없기 때문이다. 바로 이것이 포털을 단순한 뉴스유통업체로 볼 수 없게 하는 이유다. 사이비 언론과 포털이 한통속이라는 지적을 받지 않으려면 포털은 자체적으로 사이비 언론이 제공하는 쓰레기 같은 기사들을 걸러내야 한다.
사실 뉴스시장이 전통적인 매체로부터 인터넷 포털로 전이되고 있는 게 오늘의 추세다. 그런 만큼 인터넷 포털은 직접 뉴스를 생산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언론이 아닌 양 행세할 수 없다.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뉴스 제공자로서, 나아가 뉴스 편집자로서 언론의 책임을 절감해야 마땅하다. 매체와 기사 제공 제휴를 맺는 단계에서부터 사이비 언론을 걸러내야 하고, 제휴를 맺은 다음에도 기사의 신뢰도와 품질 등에 관한 감시의 눈길을 늦춰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