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실은 러 화물선 시리아行 무산… 영국보험사 운송계약 파기에
입력 2012-06-19 23:53
러시아제 공격용 헬기를 싣고 시리아로 향하던 화물선이 영국보험사의 운송계약 파기로 출발지로 되돌아갈 처지에 놓였다.
영국의 해상운송 보험사 스탠더드클럽은 시리아 정부에 대한 유럽연합(EU) 제재 위반 사실을 지적한 영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문제의 화물선인 ‘알래드’호를 포함한 러시아 펨코사 소유 선박에 대한 보험효력 중지를 결정했다고 19일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스탠더드클럽 측은 “알래드호가 시리아 정부가 수입한 군수품을 선적한 것으로 파악돼 보험 효력이 자동으로 정지된 사실을 선사 측에 알렸다”고 말했다.
보험 계약이 없는 선박은 어떤 항구에도 합법적으로 정박할 수 없어 알래드호는 출발지로 회항할 수밖에 없다. 알래드호는 영국해협과 지중해를 거쳐 러시아 해군기지가 있는 시리아 타르투스 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이 배는 헬기 외에도 미사일들을 적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관계당국은 이 선박을 추적하고 있다.
화물선 알래드가 운반 중인 러시아제 헬기는 옛 소련 시절 시리아가 러시아에서 구매한 ‘Mi25’ 기종으로 최근 러시아 국영 군수 장비 공장의 정비를 거쳐 칼리닌그라드 항에서 적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 12일 시리아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용 헬기 공급이 시리아 사태를 극도로 악화시킬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튿날 “시리아나 다른 어떤 나라로도 평화적 시위대와 싸우는 데 이용될 수 있는 무기를 공급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