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서 헬기사고로 희생 삼성물산 직원들 유해 도착… “자기 일에 최선을 다했는데” 조문 줄이어

입력 2012-06-19 19:18

삼성물산 페루 헬기 추락사고 희생자 고(故) 김효준(48) 부장, 유동배(46) 차장, 우상대(39) 과장, 에릭 쿠퍼(38) 과장 합동빈소가 차려진 서울 일원동 삼성의료원에는 오전 일찍부터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오전 10시쯤 빈소를 찾은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은 유족들을 만나 “어떻게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마음을 굳게 잡으시고, 회사는 우리가 반드시 훌륭하게 키워 고인들에게 보답하겠다”고 위로했다. 오후에는 서울 삼성 썬더스 이성훈 단장과 김동광 감독 일행이 1999년 교통사고로 숨진 비운의 농구스타 김현준씨의 동생 김효준 부장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빈소를 찾았다. 조문객들을 맞는 상주들을 제외하고 유족들은 빈소 옆에 마련된 접견실에서 기다리는 등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낮 12시쯤에는 아들의 사고 소식에 충격을 받고 쓰러진 김효준 부장의 어머니가 뒤늦게 빈소를 찾아 영정을 보고 오열했다. 빈소 입구에는 삼성물산 직원 20여명이 줄지어 조문객들을 맞았다. 빈소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각계 인사들이 보낸 조화 수십 개가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일반 시민과 직장 동료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한 시민은 “병원에 왔다가 빈소가 마련됐다는 얘기를 듣고 유족들을 위로하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직원 김모(41)씨는 “평소 부서가 달라 고인들과 마주칠 일은 없었지만 자기 일에 최선을 다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장례는 회사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21일 오전 7시에 진행된다. 합동영결식을 거행한 뒤 서초동 삼성물산 사옥에 들러 전 직원이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고별식이 이어진다. 장지는 용인공원묘원, 분당메모리얼파크, 경남창원시립상복공원 등 3곳이다. 네덜란드 출신 에릭 쿠퍼 과장의 시신은 유가족의 뜻에 따라 페루에서 네덜란드로 옮겨져 22일 현지에서 장례식이 진행된다. 삼성물산은 임직원 4명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파견해 장례와 조문을 지원하고 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