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도약 꿈꾸는 금융지주] (상) 블루오션을 찾아서 ‘해외진출’
입력 2012-06-19 21:51
“해외에 길 있다”… 현지화 다지고 M&A 추진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제2의 도약을 위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가 올해 초부터 유럽발 위기로 재연되자 금융권은 현상유지에 급급했다. 글로벌 위기의 근원이자 탐욕의 화신으로까지 지목되면서 운신의 폭은 더욱 좁아졌다.
금융권은 이제 도약과 이미지 쇄신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해 금융지주사들이 최근 꺼낸 카드는 과감한 해외진출과 서민금융 확대, 지속적 사회공헌이다. 블루오션을 공략하고 서민과 함께하려는 4대 금융지주사들의 노력을 3회에 걸쳐 차례로 살펴본다.
국내 금융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금융지주사들은 신사업 창출 차원에서 최근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교포 및 현지 진출 한국기업들에 대한 영업 중심에서 현지화와 서비스 개선에 치중하는 점 등도 해외로 뻗어가는 금융지주사들의 달라진 모습이다.
신한금융지주는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견고한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1년 말 현재 14개국에서 66개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금융지주사 중 가장 활발한 해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한금융은 일본 베트남 중국 등 이미 현지에 진출한 핵심 네트워크를 통해 현지화 영업을 확대하고, 인프라 구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이머징 마켓을 대상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중소형 은행 인수(투자)에도 역량을 쏟는 등 투트랙으로 진행하고 있다.
증권, 자산운용, 보험, 카드 등 비은행 사업라인의 글로벌 역량 강화도 모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룹 차원의 견고한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 그룹 내 글로벌사업의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포석이다.
KB금융지주는 KB국민은행을 필두로 최근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지난달 영국 런던에 이어 지난 7일에는 중국 베이징을 방문, 현지 영업환경을 점검했다. 지난 1월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현지법인과 베이징지점 설립에 대한 예비인가를 받은 국민은행은 올 하반기 본인가 취득 후 11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총 11개 해외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KB금융은 향후 지속성장이 예상되는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아시아 내 고성장을 공략하기로 하고 현지법인 설립, 현지 금융사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는 해외시장에서의 외형 확대와 함께 위험관리에도 적극적이다. 지주사·자회사 간 정보공유 체계를 구축하고 공동 경영진단을 실시하는 등 해외 네트워크에 대한 리스크관리 및 경영관리를 강화했다.
우리금융은 영업 및 자금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해 위험관리를 기반으로 한 질적 성장을 추구하면서 신시장 개척, 신수익원 발굴 등 글로벌 사업기반 확충 및 미래경쟁력 확보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 13개 지점·5개 현지법인이, 우리투자증권은 8개 현지법인이 활동 중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은행을 중심으로 현지화에 대한 전문성이 어느 금융사보다도 뛰어나다. 하나은행은 1992년 한·중 국교수립 이후부터 중국 금융시장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기 시작했으며, 96년 상하이에 대표처를 설립한 뒤 상하이(2000년)와 선양(2004년)에 지점을 잇따라 개설했다. 2007년 베이징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중국에서만 13개 지점망을 구축했고 올해 말 18곳으로 확대해 고객에게 더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동북3성 지역에 모두 진출한 유일한 외자은행으로서 광범위한 중국 고객에게 ‘금융 한류’의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벨트 구축’ 전략의 일환으로 진출한 인도네시아에서도 ‘하나 성공사’를 쓰고 있다. 신설 영업점 위치 선정 및 개점 작업은 모두 현지 직원에 일임하면서 현지화 전략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