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시대 東宮서 쓰던 청동접시 첫 출토

입력 2012-06-19 19:02


통일신라시대 태자의 거처인 동궁(東宮)에서 쓰던 것으로 보이는 청동접시(사진)가 출토됐다.

신라문화유산연구원(원장 최영기) 등 3개 발굴조사단은 경북 경주 인왕동 국립경주박물관 남쪽 안압지에서 800m쯤 떨어진 유적에서 진단구(鎭壇具·탑을 세우거나 집을 지을 때 복을 기원하기 위해 땅속에 묻어둔 공양품)로 추정되는 청동접시 1점이 출토됐다고 19일 밝혔다.

입지름 17㎝, 밑바닥 지름 13㎝, 높이 1㎝인 청동접시의 바닥에는 ‘신심동궁세택(辛審東宮洗宅)’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동궁’이라는 글자가 있는 유물은 경주 안압지에서 출토된 ‘동궁아일(東宮衙鎰)’ 자물쇠에 이어 두 번째이고, 청동접시가 발굴된 것은 처음이다.

침각(針刻·끌 등을 대고 두들겨 새김) 수법으로 기록한 여섯 글자 가운데 두 번째는 의도적으로 지운 흔적이 있는데, 안압지 출토 토기 등에 기록된 ‘신심용왕(辛審龍王)’ ‘본궁신심(本宮辛審)’으로 미루어 ‘심(審)’으로 추정된다. ‘신심’은 ‘신(神)’을 의미한다. ‘세택(洗宅)’은 국왕과 동궁에 설치된 시종 또는 비서기관을 일컫는 관부의 명칭이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