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가정 뒤바뀌는 性역할… 전업남성 10년새 배 늘어
입력 2012-06-19 18:54
미국에서 지난 10년간 육아 등 가정일을 돌보는 남편, 즉 미스터 맘(Mr. Mom)들이 배 이상 늘어났다고 데일리메일이 18일(현시기간) 보도했다.
미국 통계청의 인구통계에 따르면 미스터 맘 숫자는 지난해 말 현재 17만6000명으로 전업주부의 3.4%이며, 이는 2001년 8만1000명(1.6%)보다 2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보스턴 대학의 연구 결과 2008년 금융위기로 일자리를 잃은 남편들이 크게 증가한 것도 미스터 맘의 증가 원인이기는 하지만 남편들이 스스로 선택하는 것 즉 가정 내에서의 성역할이 진화하고 있는 것이 더 큰 원인으로 분석됐다.
브래드 해링턴 교수는 “해고된 남편들과 스스로 일자리를 떠나기로 한 남편들의 차이점이 발견됐다”고 말한다. 즉 스스로 미스터 맘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은 실용적이고 경제적인 면 때문에 가사를 전담하는 경향이 크며, 점점 더 많은 부부들이 배우자 중에 누가 더 많은 돈을 버는지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가사를 전담하려는 아버지들은 경제적인 면 외에 아이들을 기르는 데 부성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도 큰 요인으로 삼고 있다.
육아와 가사를 전담하는 아버지가 되는 것에 대해 워싱턴DC에 거주하는 팩스턴 헴스는 “자신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느 날 두 아이들을 데리고 워싱턴 메트로를 탔을 때 한 승객이 “엄마는 어딨냐”고 물었을 때 사실 답할 자신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우리나라의 남성 전업주부도 증가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비경제활동인구 가운데 ‘가사’라고 활동 상태를 밝힌 남성의 수는 15만6000명으로, 2005년보다 34.5% 늘어났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