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지주 회장에 신동규 前 은행연합회장… ‘정권 말 낙하산’ 논란 확산
입력 2012-06-19 19:00
공석 중인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신동규(61) 전 은행연합회장이 내정됐다. 옛 재정경제부 관료 출신이 회장 후보가 됨에 따라 우려했던 정권 임기 말 낙하산 논란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19일 회의를 열고 신 전 회장을 회장 단일후보로 이사회에 추천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지금까지 수차례 회의에서 신 전 회장 외에 이철휘 전 자산관리공사 사장, 권태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두고 의견을 나눈 끝에 신 전 회장을 최종 회장 후보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금융지주 측은 “신 후보는 정부출자 문제 등 현안들을 해결해 나갈 강력한 추진력과 노조와의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원만한 인간관계를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면서 “농협금융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회추위 위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신충식 초대 NH금융지주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 12일 만에 차기 회장이 내정됐다.
신 후보는 경남 거제 출신으로 경남고와 서울대를 나와 행정고시 14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옛 재정경제부 공보관·국제금융국장·기획관리실장, 금융정보분석원(FIU) 초대 원장, 수출입은행장, 은행연합회장 등을 지냈다. 신 후보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하지만 그동안 농협지주 안팎에서는 차기 회장직을 두고 낙하산 논란이 거센 터여서 신 후보의 회장 취임이 순조롭지는 않을 전망이다.
신충식 초대 회장이 지난 7일 갑작스럽게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일찌감치 정권 배후 조종설이 불거졌다. 당초 정부는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농협은행장을 분리해 회장에 권태신 국가경쟁력 강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농협은행장에 신충식 현 행장을 포진시키려고 했다가 여론 악화로 이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신 전 회장이 취임 100일도 채 안 된 상황에서 전격 사의를 표명하고, 결국 현 정권과 가까운 관료 출신이 다시 회장에 선임되자 뒷말이 무성하다.
농협지주 측은 “미리 정해놓은 인사는 없다”고 했지만 실제 농협지주회장 후보군이 MB정부에서 승승장구한 핵심 경제관료 출신들로 채워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더욱 부채질한 꼴이 됐다.
농협중앙회 노조는 신 후보의 회장 선임을 정권의 임기 말 낙하산 인사로 비판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노조는 이날 성명서에서 “금융지주는 정부와 중앙회장으로부터 자유로워야만 제대로 된 중심역할이 가능하다”며 “노동조합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 (정권의 낙하산 인사 음모를) 응징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