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희망을 본다] ③ 한국교회언론회
입력 2012-06-19 18:30
개신교계 ‘입’… 민감한 이슈마다 균형잡힌 목소리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2층. 이곳엔 한국교회의 ‘입’ 역할을 하는 한국교회언론회(이하 언론회·대표 김승동 목사)가 있다.
19일 언론회 사무실에 들어서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종 스크랩 파일 200개가 한쪽 벽면에 빼곡히 꽂혀있었다. 대표인 김승동(구미 상모교회) 목사가 이병대(서울 주원교회) 목사 등 임원들과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이하 종자연) 대책을 논의하고 있었다. 이곳은 기독교 폄훼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한국교회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는 곳이다.
언론회는 2008년 SBS가 ‘신의 길 인간의 길’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예수님의 신성을 부인했을 때 방송사 항의 방문은 물론 주요 일간지에 성명서를 냈던 기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과 종교인 과세문제 등 민감한 문제 앞에 합리적인 교회의 입장을 대변해 왔다. 지금까지 한국교회 입장이 담긴 논평 303개, 보도자료 265개, 칼럼 250개, 성명서 17개를 내놓았다.
이번 종자연 사태와 관련해 가장 민첩하게 대응한 곳도 언론회다. 종자연과 관련해 2회 논평을 냈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항의서한은 물론 정보공개 청구까지 했다. 사태의 심각성조차 파악 못하는 연합기관과는 차원이 다르다.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억주(의정부 예원교회) 목사는 “지금까지 언론회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복음에 근거한 기독교 정신에 따라 균형 잡힌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라며 “복음을 위해, 한국교회와 사회, 미래를 위해 앞으로도 묵묵히 이 일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운영이 쉽지 않다. 언론회는 2001년 태동 당시 38개 교단이 참여하는 연합체로 시작했지만 각 교단이 사역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면서 후원의 끈을 놓기 시작했다. 따라서 30명의 이사와 200여명의 회원들이 십시일반 내놓는 회비로 간신히 운영된다.
한국교회의 입장을 성명서 광고 형태로 내놓는 데도 수천만원이 들어가고 상근 사무국장과 간사 1명의 인건비를 충당하기에도 빠듯하다.
언론회의 목표는 성명·논평 수준을 넘어 종자연처럼 법적 대처 기능을 갖추는 것이다. 남서호(성남 동산교회) 목사는 “시대가 정말 긴박한데도 어느 누구도 한국교회의 입장을 내놓으려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마저 잠들면 한국교회가 침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다”고 말했다. 황규식(용인 산성교회) 목사는 “소송이나 헌법소원 등으로 강력하게 대처해야 하는데 결국은 예산문제”라면서 “만약 연합기관이 지금처럼 제 목소리를 내놓지 못한다면 성도들의 신뢰를 잃고 존재목적마저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02-708-4585·chpr.org).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