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샷 오픈프라이머리’ 동상이몽
입력 2012-06-19 18:40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일각에서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원샷’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새누리당 입장에선 민주당과 동시에 치르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며, 민주당의 경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함께 경선하는 것을 뜻한다. 이름은 같은 ‘원샷’이지만 목적은 서로 다른 데 있음을 말해준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비박(非朴·비박근혜) 대선주자들의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요구를 줄곧 반대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민주당과 동시에 실시한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 볼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비박 주자들의 요구를 막무가내 무시한다는 ‘고집불통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데다 민주당과 함께 할 경우 경선 흥행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거기다 민주당의 2단계 경선에 의한 흥행을 차단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19일 “우리 의도대로 된다면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를 볼 수도 있기 때문에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민주당과 함께 치르더라도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안 원장 지지자들이 우리 당 오픈프라이머리에 대거 들어와 역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당내의 상반된 기류를 전했다.
민주당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당내 주자들끼리 먼저 경선을 실시한 뒤 안 원장과 2단계 경선을 치르는 방안을 기정사실처럼 여겼다. 이해찬 대표는 ‘9월 당내 경선-11월 2단계 경선’ 일정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와 주자들 진영에서 굳이 2단계로 경선을 치를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대선후보경선준비기획단장인 추미애 최고위원의 경우 “공정하게 룰을 만들고 당 안팎에 있는 후보들이 함께 참여해 시너지를 내는 방안에 마음이 가 있다”며 원샷 경선에 비중을 두고 있다. 2단계 경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안 원장에 질 경우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선거에 이어 연달아 ‘불임정당’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의견이다.
대선주자 진영에선 검증이 전혀 되지 않은 안 원장이 뭐 대단하다고 민주당이 뽑은 후보가 그와 1대1로 결선을 치러야 하느냐는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문재인 상임고문의 한 측근은 “문 고문과 안 원장의 지지율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으므로 당이 안 원장을 하늘처럼 떠받들 필요가 없다”며 “안 원장이 대선에 뜻이 있다면 당에 들어와 공평하게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기철 기자 kcs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