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 이 대통령, 유럽 국가들에 훈수… “처절하게 근본대책 세우라”

입력 2012-06-19 18:37

이명박 대통령이 유로존 위기 해법을 놓고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위기의 ‘진앙지’인 그리스뿐 아니라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유럽 국가를 상대로 ‘훈계’를 했다. 안일한 자세로 자국에 유리한 정책만 편다면 세계경제 전체가 불안해질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유럽은 처절하게 개혁하라’=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첫날인 19일(현지시간) 국제경제 정책 공조 방안을 모색하는 제1세션에서 ‘유럽 훈수두기’ 발언을 쏟아냈다. 우선 “세계경제 위기의 주기가 짧아지면서 매우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을 세계경제 취약성을 점검하고 치유하는 계기로 삼자”고 말머리를 시작했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회의에 참가한 유럽 정상들을 향해서는 “처절하게 근본 대책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이어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나라의 구조개혁을 예로 들며 “긴축과 성장에 대해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고 논란도 있지만 (유럽 국가들은) 분명한 절충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당사국은 아주 과감한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그때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뼈를 깎는 구조개혁을 했다. 우리처럼 유로존 국가들도 과감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한국은 기여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몫을 할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위기가 거듭되면 가장 큰 문제는 전반적인 일자리 부족과 청년실업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위기 극복의 근원적 방법은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이고, 일자리 창출이 가장 우선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주대륙 주요국과 ‘연쇄 FTA’ 추진=이 대통령은 전날 멕시코에 이어 캐나다와도 중단됐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재개키로 합의했다. 이 대통령은 스티븐 하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FTA와 관련해)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순조로운 협상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각종 천연자원의 보고(寶庫)로 자원을 수입해 완성품을 제조하는 산업이 주력인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FTA의 긍정적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된다. 선진 7개국(G7) 일원이자 우리 우방인 만큼 세계 외교전략과 안보 강화 차원에서도 FTA가 필요하다는 게 우리 정부 입장이다.

캐나다와 중미 지역의 ‘맹주’인 멕시코까지 FTA가 체결될 경우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 교역국인 미국을 포함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국가 전체와 관세 장벽이 없는 자유무역을 할 수 있게 돼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이번 남미 순방에서 ‘태평양동맹’ 일원인 콜롬비아와도 FTA 협상을 타결지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FTA를 맺은 칠레 페루에 이어 캐나다 멕시코 콜롬비아 브라질까지로 확대해 아메리카 대륙 전체를 우리 상품의 판매시장이자 주요 자원 수입원으로 만들어 간다는 구상이다.

로스카보스(멕시코)=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