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침례교에 흑인 수장 첫 탄생
입력 2012-06-18 23:26
미국 침례교 역사상 최초로 흑인 수장이 탄생할 예정이다.
미국 남침례교(SBC)는 19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리는 교단 연차 총회에서 현 수석 부총회장인 프레드 루터(55·사진) 프랭클린 에버뉴 침례교회 담임목사를 추대 형식을 밟아 총회장으로 선출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남침례교는 단일교단으로는 가톨릭에 이어 미국 최대 규모다.
남침례교가 과거 노예제도 지지로 출발한 백인 일색의 보수적 교단이란 점에서 첫 흑인 총회장 선출은 2008년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된 것에 버금가는 역사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루터 목사는 21세 때 오토바이 사고를 계기로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다. 29세 때 프랭클린 침례교회 목사에 지원해보지 않겠느냐는 말을 듣고 처음엔 ‘백인 교회’라서 고민했으나 백인 신도들이 교외로 나가면서 목사직을 맡게 됐다.
남침례교가 흑인을 얼굴로 내세운 것은 흑인과 히스패닉 등 소수인종을 포용하지 않고서는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는 데 공감대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남침례교는 최근 5년 사이 신도가 30만명 줄어들면서 침체기를 겪고 있다.
하지만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지난해 새로 문을 연 교단 소속 교회의 50%가 소수인종 교회였다. 이번 결정 과정에서도 남침례교 목사의 86%가 흑인이 교단 수장을 맡는 데 지지를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