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모처럼 웃었다… 남은 고비는 스페인·伊 국채 위기
입력 2012-06-18 18:48
코스피 그리스 재총선 결과에 안도감… 1890선 안착
급한 불은 껐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그리스 총선 결과에 안도하면서 국내 증시가 크게 반등했다. 외국인이 강한 매수세를 보인 점이 무엇보다 긍정적 신호로 해석됐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반등이 단기적 진정 국면에 불과하다고 본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둘러싼 국채 위기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증시가 또 출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장중 1900선을 넘어서며 크게 반등, 1890선에 안착했다. 그리스 재총선 결과에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전 업종이 상승 마감했다. 의료정밀(3.39%), 운수장비(3.10%), 증권(2.26%), 운수창고(2.06%), 제조업(2.05%), 건설업(1.99%) 순으로 상승 폭이 컸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자’로 돌아선 것이 증시에 고무적이었다. 이날 외국인은 3752억원 순매수를 기록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순매수 규모로는 지난 3월 14일 5359억원을 순매수한 이후 3개월여 만의 최대치다. 서상준 한국거래소 시황분석팀장은 “외국인이 크게 샀다는 것은 증시의 상황이 좋아졌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가장 우호적인 시나리오가 펼쳐졌다”며 “국내외 증시는 지난달 그리스 1차 총선 이후의 부진을 만회하는 정상화 국면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이번 ‘안도 랠리’는 단기 호재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불확실성의 한 고비를 넘었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극좌파연합(시리자)의 높은 득표율에서 확인할 수 있듯 그리스 정부의 긴축계획 달성 가능성은 향후에도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은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가 해소된 것은 맞지만 유로존 문제의 다른 한 축인 스페인·이탈리아의 국채 위기가 더 짙은 안개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6.998%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도 연일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향후 코스피지수가 1900∼1950선을 기준으로 상하 50포인트 안팎 범위에서 교착 상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변동장세가 찾아올 가까운 고비로는 EU 정상회의가 열리는 이달 말을 꼽았다. 시장에서는 오는 28일부터 진행될 EU 정상회의에서 스페인·이탈리아의 국채 위기에 대한 정책적 해법이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