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잔류 선택한 그리스] 총리 유력 사마라스는… 26세때 정치 입문 ‘변절’ ‘복수’ 꼬리표

입력 2012-06-18 21:56

그리스 신임 총리가 유력한 안토니스 사마라스(61) 신민당 당수의 정치 역정에는 ‘변절’ ‘복수’라는 단어가 따라다닌다. 그의 35년 정치 인생을 돌이켜보면 그리스 개혁에 적합한 인물로 보기 어렵다고 평하는 외신도 있다.

17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명문가에서 태어나 미국 유학 등 이른바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그는 26세에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당시 총리인 콘스탄틴 미트소타키스는 그를 발탁해 재무장관과 외무장관을 차례로 맡겼다. 사마라스는 그러나 마케도니아와의 국명 논쟁에서 강경 노선을 고수하며 당을 분열시켰다. 급기야 당을 뛰쳐나와 신당을 창당했다. 사마라스의 배신으로 미트소타키스 총리는 정치적 재앙을 맞았다.

정치 변방에 머물다 2004년 신민당으로 돌아온 사마라스는 ‘피의 복수’를 단행한다. 2009년 전당대회에서 미트소타키스 전 총리의 딸인 도라 바코야니스 전 아테네 시장을 물리치고 당수가 된다. 이어 지난해 바코야니스 전 시장을 사실상 당에서 축출한다. 바코야니스가 국제통화기구(IMF)의 긴축안 제안에 동의하는 등 당론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사마라스는 최근 재총선을 앞두고는 바코야니스와 다시 손을 잡았다. 독일의 한 매체는 “국익보다 개인의 야심을 더 중시하는 인물”이라고 사마라스를 평가했다.

신민당의 총선 승리는 사마라스의 리더십보다는 유로존 탈퇴를 둘러싼 위기감이 표심으로 나타나면서 가능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또 최근 스페인이 혹독한 조건 없이 구제금융을 받자 지난해 IMF 등의 제안을 별 말 없이 받아들인 당시 좌파 정권에 대한 실망감이 표를 통해 드러났다는 해석도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