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폭동 도화선 로드니 킹, 자택 수영장서 숨진 채 발견

입력 2012-06-18 19:26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인종 폭동의 도화선 역할을 했던 로드니 킹(47)이 17일(현지시간) 자택 수영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킹은 이날 오전 5시25분쯤 캘리포니아주 LA 인근 도시인 리앨토에 위치한 자신의 집 뒷마당 수영장에 쓰러져 있었으며, 약혼녀 신시아 켈리가 경찰에 신고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찾지 못하고 오전 6시11분쯤 사망했다. 경찰은 외상과 범죄의 흔적이 없는 것으로 미뤄 익사 사고에 무게를 두고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킹은 1991년 3월 음주운전 도중 경찰의 정지명령을 무시한 채 달아나다 백인 경찰관 4명에게 구타당했다. 한 주민이 이 장면을 비디오로 촬영해 동영상이 공개되자 흑인들의 인종차별에 대한 분노가 극에 달했으나, 이듬해 4월 체포된 경찰관들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자 LA에 거주하는 흑인들은 상점을 약탈·방화하는 대규모 폭동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최소 50명이 숨지고 7억 달러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한인들은 집중 공격 대상이었으며, 1명이 숨지고 46명이 다쳤다.

이후 94년 킹은 380만 달러의 보상금을 받았지만 계속되는 사업 실패를 겪었으며, 여자친구 폭행과 난폭 운전 혐의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등 구설에 자주 올랐다. 사망 전에는 세 번째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최근 LA폭동 20주년을 맞아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는 “경찰관들을 용서했다”며 “그 이유는 미국이 나를 용서하고 수많은 기회를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