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분단 국가서 여성 리더십은 시기상조”… 박근혜 겨냥 발언

입력 2012-06-18 21:42

새누리당 지도부는 18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으나 대선 후보 경선 룰 협의기구 설치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친박근혜계와 비박(非朴·비박근혜)계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황우여 대표가 어느 한쪽의 손을 선뜻 들어주지 못하면서 대치 상태가 길어지는 모양새다.

전날까지만 해도 황 대표는 ‘경선 룰 협의기구를 최고위원회 산하에 설치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하지만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황 대표는 “(비박) 예비주자들의 생각이 각각 다르지만 다 의미 있는 주장”이라며 “조금 더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또 경선 룰과 관련해 TV토론회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당 외부로 경선 룰 논의를 확대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고 한다. 황 대표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뜻을 밝히면서 별다른 토론 없이 회의가 마무리됐다고 김영우 대변인이 전했다.

황 대표가 결정을 유보한 것은 비박 주자들이 ‘최고위 산하에 경선 룰 협의기구가 설치되면 경선에 불참하겠다’며 버티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박 주자 3인방인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의 대리인들은 별도 모임을 갖고 공동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지사 측 신지호 전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경선 룰 합의 없이는 후보 등록을 할 수 없고 반드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로 변경돼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친박계도 대대적인 반격에 들어갔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국민과 당원이 선출한 지도부가 마음에 안 드니까 별도 기구를 만들라고 하는 것은 국민과 당원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정현 최고위원도 “2005년 9개월에 걸쳐 만든 경선 룰을 두세 사람이 몇 주 만에 고치겠다는 것은 당원을 무시하는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재오 의원은 이날 외신기자클럽 초청 회견에서 “분단 현실을 체험하지 않고 국방을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여성이라는 이유로 리더십을 갖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나라가 통일돼 평화로워진 후라면 몰라도 아직은 시기가 이르다”고 주장했다. 여성인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