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평해전 산화 6인의 용사들, 유도탄고속함으로 ‘부활’

입력 2012-06-18 18:45


“유도탄고속함(PKG) 6척으로 부활한 제2연평해전의 용사들은 서해북방한계선(NLL)을 적에게 단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것입니다.”

해군은 제2연평해전 10주년인 29일을 앞두고 당시 북한 함정과 교전이 벌어졌던 서해 NLL 인근에서 지난 13∼15일 합동 해상기동훈련을 실시했다. 작전명 ‘불굴의 6용사 귀환’으로 불린 이번 훈련은 2002년 6월 29일 북한 경비정 684호의 기습적 공격에 대응하다 전사한 우리 고속정 참수리 357정의 정장과 승조원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훈련에는 당시 사망한 357정의 정장 윤영하 소령과 서후원, 조천형, 한상국, 황도현 하사, 박동혁 병장의 이름을 명명한 6척의 PKG(450t급)가 참가했다. PKG 6척이 한꺼번에 훈련에 참가한 것은 처음이다.

당시와 동일하게 북한 함정의 NLL 침범 상황을 상정한 훈련에는 문무대왕함(4200t급)과 을지문덕함(3200t급) 등 구축함 2척, 호위함인 청주함(1800t급), 부천함과 성남함(1200t급) 등 초계함 2척과 공군 전투기 등이 참가했다. 오후 1시30분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는 북한 경비정이 경고 통신을 무시하고 NLL을 침범해 남하하고 있다는 상황을 전파했다. PKG가 적 함정을 가장한 해상 표적으로 접근하고 공군 전투기가 기총사격을 가했다. 적 함정이 이를 무시하고 계속 기동하자 일제히 함포 사격을 가했다.

이어 을지문덕함의 음탐기(소나)에 적 잠수함이 포착됐다. 대잠헬기 링스가 출격해 적 잠수함이 있는 곳에 해상위치표시탄(M/M)을 투하했다. 아군에게 위치가 발각된 적 잠수함은 전속력으로 도주를 시도했고 호위함과 초계함이 폭뢰를 투하했다. 폭뢰가 수중 15m에서 폭발하자 거대한 물기둥이 하늘로 솟구쳤다. 적 잠수함이 수장된 것을 가정하고 훈련은 종료됐다.

문무대왕함에서 훈련을 지켜본 고(故) 윤영하 소령의 부친 윤두호(70)씨는 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아들의 이름이 새겨진 함정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전사자 6명의 이름을 딴 군함 6척을 다 모아 훈련하는 장면을 보여준 해군에 감사하다”며 “아들이 사수했던 NLL을 이처럼 강하게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 든든하다”고 말했다. 10년이 흘렀지만 당시의 일들이 엊그제 일처럼 생생하게 기억난다는 그는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이들을 기억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훈련이 끝난 서해에는 최윤희 해군참모총장과 제2연평해전 전사자 유족들이 헌화한 국화들이 하얗게 피어올랐다.

한편 제2연평해전 발생 이틀 전 북한 경비정 684호가 상급부대인 8전대에 “발포 명령만 내리면 바로 발포하겠다”는 특수정보(SI) 15자를 보고했다는 한 월간지 보도에 대해 군은 당시 감청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18일 “당시 SI 첩보는 15자가 맞지만 언론에 보도된 문장은 모두 일치하지 않는다”며 “다만 북한이 도발할 수 있다고 해석될 여지는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