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잔류 선택한 그리스] 우리경제 미칠 영향·정부 대응

입력 2012-06-18 19:10

최악 시나리오 면했지만 중장기 리스크 여전

G20 정상회의 등 주시… 위기대응체제 지속


그리스 재총선이 긴축을 지지한 신민당의 승리로 끝나면서 정부는 일단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향후 구제금융 재협상, 그리스 정치 불안 가능성 등 중장기적 불안요인이 남아 있어 안도하기엔 이르다고 결론 내렸다.

기획재정부와 금융당국은 18일 그리스 2차 총선 관련 시장동향을 점검한 결과 신민당의 승리로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줄었고 연립정부 구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단기적으로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으로 전망했다. 신제윤 재정부 제1차관은 “그리스 총선 이후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는 등 국제금융시장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다”면서 “유럽 재정위기를 둘러싼 최악의 상황은 넘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는 중장기적 불안요인이 여전히 잠재해 있어 긴장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그리스 연립정부 구성과 관련한 불씨가 남아있고 스페인, 이탈리아 재정난 등 불확실성을 증폭시킬 리스크를 고려하면 안도하긴 이르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 및 정상회의 등을 예의 주시하고 위기대응 체제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외국인 자금 유출입 동향과 금융기관, 기업의 자금 사정을 중심으로 모니터링도 계속해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기로 했다. 고승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시리자(급진좌파연합)가 패하면서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일단 피했다”면서 “최근 뱅크런 조짐이 나타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투자은행(IB)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구제금융 조건 이행을 공약한 신민당의 승리로 불확실성이 대체로 해소된 만큼 긍정적으로 해석하면서 신흥국 통화·주식 등 위험자산의 단기랠리(Risk-on)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번 그리스 총선은 최소한의 불확실성 해소일 뿐 근본 문제들은 상존하고 있고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 가능성, 스페인 은행 구제금융 등 유로존 관련 불확실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