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손이 저리고 아픈 증상

입력 2012-06-18 17:36


손이 저리고 아프면 일단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떠올리고, 심지어 중풍(뇌졸중)이 온 것은 아닌가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 손이 저리고 아픈 증상이 실제 그런 질환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섣부른 임의 판단 및 대응은 금물이다. 손의 통증이나 저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반드시 정확한 감별 진단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손에 통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은 류머티즘성 관절염이나 퇴행성 관절염과 같은 관절염 및 건초염, 인대손상, 근막통 증후군 등이다.

먼저 류머티즘성 관절염의 경우 주로 손가락 관절과 손목 관절에 통증과 붓기가 발생하지만, 손가락 끝마디(손톱 근처)에는 잘 생기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퇴행성 관절염은 손가락 끝마디에 잘 발생한다. 두 관절염 모두 아침에 뻣뻣한 증상(조조 강직 현상)이 있을 수 있지만, 류머티즘성 관절염의 경우에는 뻣뻣함이 1시간 이상 지속되는 데 비해 퇴행성 관절염은 그렇지 않다.

관절염 외에 손 저림을 유발하는 흔한 원인으로 건초염이란 게 있다. 건초염은 힘줄과 그것을 싸고 있는 얇은 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대부분 손을 무리하게 사용했을 때 발생한다. 초음파 사진을 찍으면 힘줄과 근막 사이에 물이 찬 소견이 보인다. 과도한 손의 사용을 피하고, 소염제 약물을 먹거나 국소 주사하는 방법, 미세 전기 자극을 가하는 ‘스케나 요법’으로 치료한다.

X선 또는 초음파 검사에서 어떤 이상도 발견되지 않는데 손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환자들도 있다. 이때는 근막통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대개 손 근육의 이상으로 발생하지만 때때로 팔이나 목 주위의 근육 이상에 의해 손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를 모르고 무리한 손동작을 계속하게 되면 통증 악화 및 재발은 물론 퇴행성 관절염까지 촉진하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밖에 손목터널 증후군에 의해 손이 아프고 저린 경우도 있다. 손목터널 증후군이란 손목을 통과하는 정중신경이 주위 조직에 의해 압박 자극을 받아 손 저림 증상을 일으키는 병이다. 가장 흔한 경우는 손목의 손바닥 쪽 인대가 두꺼워져 신경을 누르는 것이다.

손목터널 증후군은 말 그대로 손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 잘 발생한다. 최근에는 컴퓨터 키보드나 마우스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에게서 흔히 발견된다. 주 증상은 손이 저리고 타는 듯한 통증이다. 손목을 손바닥 방향으로 90도로 굽혔을 때 손이 저리고 아프면 이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만약 이 손 저림 증상이 손목 위쪽 부위로, 즉 팔을 타고 올라간다면 목 디스크나 흉곽출구 증후군 때문일 수 있다. 목 디스크는 경추의 디스크가 튀어나와 신경을 누르기 때문에, 흉곽출구 증후군은 쇄골 근처에서 여러 원인으로 팔로 내려가는 신경과 혈관이 눌리기 때문에 팔과 손까지 저린 증상을 일으킨다.

민도준 류우마 류마티스 네트워크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