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김성환] 녹색성장, 삼바리듬을 타고

입력 2012-06-18 18:26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하면 ‘삼바축제’ ‘세계 3대 미항’ 등을 떠올리게 된다. 남미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광지로 꼽히는 이 도시에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범지구촌 회의인 유엔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가 20일부터 사흘간 열린다.

‘리우+20’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이번 정상회의에는 120명이 넘는 국가 정상을 포함한 유엔 193개 회원국 대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시민사회 대표 등 총 5만여명이 참석한다. 1992년 리우에서 열렸던 유엔환경개발회의(지구정상회의·Earth Summit) 20주년을 맞아 개최되는 리우+20 정상회의는 그간 경제, 사회, 환경 등 ‘지속가능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3개 분야의 성과를 확인하고 발전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의장직을 수임해 ‘우리가 원하는 미래’라는 제목의 결과문서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20년 전 ‘지구정상회의’는 경제개발, 사회통합, 환경보호를 3대 축으로 하는 지속가능발전이 인류 공영을 위해 필수적임을 확인했다. 각국은 그간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당면한 현실은 20년 전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유럽의 경제위기는 악화되고 있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 경제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또 지구 온난화, 대규모 자연재해, 물 부족 등으로 인해 많은 인구가 고통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속가능발전 실현을 위한 범세계적인 노력에 적극 기여하기 위해 이번 정상회의 주제 중 하나인 ‘녹색경제’ 분야에서 우리의 경험을 공유하고, 이를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2008년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국가 비전으로 제시한 이래 녹색성장이 경제개발과 환경보호를 상호 보완하고 상생하는 윈-윈 전략이며, 새로운 녹색 일자리 창출을 통해 사회 통합에도 기여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성공 사례는 개도국뿐만 아니라 선진국들에도 현재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이미 많은 국가와 국제기구들이 우리나라의 녹색성장 비전에 동조하고 적극 협력하고 있다. 덴마크와 우리나라는 2010년 녹색성장 동맹을 체결해 녹색산업 분야의 협력을 질적, 양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10년 우리나라 주도로 설립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는 유엔환경계획(UNEP),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과 공동으로 녹색성장지식플랫폼을 구축해 녹색성장 경험과 지식, 모범 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파트너십 확대에 앞장서왔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약 15개국이 참여해 GGGI를 국제기구로 전환하는 설립협정 서명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향후 GGGI는 명실상부한 국제기구로서 전 세계의 녹색성장 전략 채택을 지원하고, 녹색성장 패러다임을 국제사회에 전파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리우+20 정상회의는 2010년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2011년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및 올해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이어 다시 한번 전 세계의 공동 관심사를 주도하는 외교 강국으로서 우리의 면모를 전 세계에 보여줄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는 리우+20 정상회의에서 그동안 우리가 핵심 국가 전략으로 추진해 온 녹색성장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한, 전 인류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발전 전략임을 천명할 것이다. 앞으로 10년 뒤 인류의 지속가능발전을 점검하는 리우+30 정상회의에서 녹색성장 패러다임이 인류의 미래를 밝혀준 비전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확신한다.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