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센터 25시…명의를 찾아서] (20·끝) 건국대병원 암센터
입력 2012-06-18 17:42
분야별 스타 교수들 대거 영입… ‘빅 5’ 진입이 목표
건국대병원은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대학병원 가운데 가장 눈에 띄게 변신을 거듭하는 병원이다. 서울 화양동 건국대 야구장 부지를 매각해 재개발하면서 2005년 새 병원을 짓고, 임상경험이 풍부한 각 대학병원의 스타 교수들을 대거 영입해 환골탈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건국대병원의 이런 노력은 암 진료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유방암 전문 양정현 교수, 자궁암 전문 강순범 교수와 대장암 전문 황대용 박사를 각각 영입한 데 이어 간담췌장암 전문 이건욱 교수와 심찬섭 천영국 교수팀을 전격 스카우트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양정현 건국대병원 의료원장 겸 유방암센터장은 18일 “건국대병원은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각 분야 대가뿐 아니라 젊고 유능한 중견 교수들도 계속 충원, 국내 최고 수준의 암 진료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머지않아 건국대병원이 소위 ‘빅5’ 반열에 올라설 것임을 자신했다. 건국대병원이 첨단 의료장비를 중심으로 시설 투자는 물론 의료진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계속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방암과 여성·부인암, 대장암, 폐암, 갑상선암 등 이 병원의 5개 전문 암센터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유방암센터=유방암 분야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꼽히는 양 의료원장이 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다. 양 원장은 삼성서울병원 진료부원장을 역임하고 이 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유방내분비외과, 종양혈액내과, 성형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등 8개 진료과의 유방질환 전문의가 참여하는 협진 체제로 운영된다. 정확하고 신속한 진단을 위해 유방 방사선촬영, 유방 감마스캔, 초음파, 조직검사 장비,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단층촬영(PET/CT) 등 최신 장비를 갖추고 있다.
모든 외래 환자에 대해 당일 진료 및 검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특히 암 절제 수술 시 여성의 상징인 유방을 최대한 아름답게 보존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최우선 고려하고 있는 것이 특징. 양 원장은 현재 유방 보존 수술 비율은 전체의 약 70%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선진국에 결코 뒤지지 않는 치료 성적이다.
◇여성·부인암센터=자궁암, 난소암처럼 여성에게만 발생하는 양성 및 악성 종양을 예방하고 진단, 치료하는 곳이다.
서울대병원에서 30년 이상 부인암 환자들을 돌봐온 산부인과 강순범 교수가 이곳에서 지난 4월부터 진료 중이다. 강 교수는 대한부인종양연구회(KGOG) 선임 회장 및 미국 부인종양연구회(GOG) 연구책임자이기도 하다. 말 그대로 부인암 분야 스타 중 스타 교수다.
유방암센터와 같이 산부인과, 외과, 비뇨기과, 종양혈액내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마취과 등 9개 진료과목 의료진 20명이 협진하고 있다. 암 환자들의 진료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산하에 부인암 조기검진 및 예방 클리닉, 암 치료전문 클리닉, 삶의 질 클리닉, 양성종양 클리닉 등 4개 특수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대장암센터=최근 국내에서 급증하고 있는 대장암 환자만을 집중 진료하기 위해 2009년 9월 개설됐다. 외과, 소화기내과, 종양혈액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등 8개 진료과 의료진으로 구성돼 있다.
센터장은 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 외과 과장과 대장암 분과장을 역임한 황대용 교수다. 황 교수는 수술 후 5년 이상 생존 완치율이 대장암 1기 환자의 경우 100%, 2기는 83%, 3기는 67%, 말기에 해당하는 4기도 수술이 가능한 경우 33%에 이르는 성과를 기록하는 등 자타 공인 대장암 권위자다. 그가 수술한 직장암 환자들의 국소재발률도 4% 이내로 국내 최고 수준의 성적을 자랑한다.
황 교수팀은 또한 진료 외에도 환자와의 소통, 대장암 예방 및 조기 발견을 위한 국민 교육에도 열심이다. 센터 내 휴게실에서 2, 4주 금요일 오후 1시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대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대장암정담회’를 열어 환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은 그 중 한 예다.
◇폐암센터=센터장을 맡은 호흡기내과 이계영 교수가 이끈다. 호흡기내과를 비롯해 흉부외과, 종양혈액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전문의가 협진 체제를 구축해 놓고 있다.
흉부 X선 검사, 흉부 전산화 단층촬영(CT), PET/CT, 객담 세포진검사, 기관지경, 형광기관지경, 경피적 폐생검을 통한 조직학적 검사, 림프절 생검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진단 및 병기 결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형광기관지경은 일반 기관지경으로는 감별이 힘든 조기 폐암 진단에 이용되는 것으로, 초음파가 부착된 내시경을 통해 조직 생검을 보다 안전하고 정확하게 시행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 교수팀은 현재 1∼2기 폐암 환자들의 경우 약 2명 중 1명을 5년 이상 생존시키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표적치료제를 이용한 개인 맞춤 폐암 치료도 적극적으로 시도 중이다.
◇갑상선암센터=이비인후과 이용식 교수가 센터장이다.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외과, 내분비대사내과, 핵의학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등 6개 진료과목 의료진이 참여한다.
미세 암에 대한 갑상선 부분절제술, 내시경을 이용한 무흉터 절제술, 양성종양에 대한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 및 고주파열치료술, 방사성 요오드 치료 등 환자별로 최적의 치료법을 찾아줌으로써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이 교수는 “미세 암의 경우 갑상선을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 아니라 암이 있는 부위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데도 전체 절제술과 비교해 치료효과 면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과 박경식 교수가 시행하는 내시경 갑상선암 수술도 호평 받고 있다. 이 수술은 내시경을 이용해 겉으로 드러나는 흉터도 없이 갑상선 조직만 감쪽같이 떼어내는 치료법이다.
한편 건국대병원은 간암클리닉, 위암클리닉, 췌장암클리닉을 앞으로 소화기암 전문센터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건욱 전 서울대병원 교수와 심찬섭 천영국 전 순천향대병원 교수팀이 주축이다. 이들은 건국대병원이 새 병원 개원 1주년도 맞지 않은 상태에서 생체간이식에 성공할 정도로 탄탄한 팀워크를 자랑하고 있다.
양정현 의료원장은 △전북 정읍(1949) △서울대 의대 졸업(1973) △서울대 의대 의학박사(1982) △미국 로스웰 파크 기념병원 유방암 연수(1984)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부속 단데리드병원 유방암 연수(1989) △삼성서울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과장(1994∼2005) △성균관대 의대 외과학교실 교수(1997∼2011) △삼성서울병원 진료부원장(2000∼2004) △성균관대 의대 외과학교실 주임교수(2002∼2005) △한국유방암학회 회장(2003∼2005) △세계 유방암 콘퍼런스 회장(2007) △건국대병원 의료원장 겸 유방암센터장(2011∼현재) △건국대 의무부총장(2012∼현재) △대한림프부종연구회 회장(2004∼현재) △감시림프절연구회 회장(2006∼현재) △‘유방학’ ‘유방암, 진료실에서 못다 한 이야기’ 등 저서 다수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